타이어 호실적 축포 쐈는데… 원자재 가격·운임 상승 암초

      2024.07.14 18:00   수정 : 2024.07.14 20:09기사원문
전 세계적인 수요 확대로 실적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타이어 3사가 원자재 가격·해상 운임 상승이라는 '더블 암초'를 만났다. 업계는 두 악재가 올해 하반기 이들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개별 기업들도 이를 알고 어느 정도 대비책을 세우는 모습이다.



■고무 가격-해상 운임 상승 암초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하반기 실적은 고무 가격 및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상승으로 부정적이다.

호실적을 거둔 상반기와는 흐름이 바뀌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타이어의 2·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61.8% 개선한 4017억원, 금호타이어는 64.1% 오른 1445억원, 넥센타이어는 66.4% 증가한 617억원으로 예측했다. 앞서 타이어 3사는 올해 1·4분기 전 세계적인 전기차 타이어 수요 급증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최근 고무 가격과 해상 운임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무는 타이어 생산 원가에 3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다.

한국수입협회 국제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올해 1~2월 1㎏당 150달러대의 안정세를 유지하던 천연고무(TSR20) 싱가포르 선물가격은 3월 말 1㎏당 166달러, 5월 중순 168.5달러, 5월 말 180달러로 크게 올랐다. 6월 7일에는 1㎏당 183.7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 160달러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크게 뛰었다. 3월 말 SCFI는 1730선이었지만 5월 10일 2305.79, 6월 28일 3714.32, 7월 5일 3733.80으로 급등했다. 가장 최근인 12일에는 3674.86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3·4분기가 전통적인 해상 물류 성수기인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이다.

■타이어사, 원가 절감 대책 분주

하반기 타이어 3사 가운데 국내 생산 비중이 큰 넥센타이어가 원가와 물류비 상승 영향을 더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국내 생산 비중이 크면 그만큼 물류비 부담도 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넥센타이어의 국내 생산 비중은 약 64%로 3사 가운데 제일 높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국내 생산 비중은 각각 32.5%, 45.4% 수준이다. 실제로 넥센타이어는 지난 2022년 물류비 급증으로 연결 기준 5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넥센타이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북미 등 주요 거점에 지역 물류 센터를 확장하고 재고를 확충했다는 입장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2공장 생산이 안정화되면 운임 절감 효과가 더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체코 지역에 2단계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도 코로나 19 이후 현지 물류 재고량을 확대, 운임비 상승에 대응한다. 금호타이어는 하반기 원재료 가격 및 해상운임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임은 6개월~1년 등 장기 계약이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도 "상황이 길어지면 각 사별 전략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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