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유세현장 노린다… 위험 노출된 정치인들

      2024.07.14 18:18   수정 : 2024.07.14 18: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총격 테러를 받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서 충격을 안기고 있다. 최근 주요국 정치인들의 유세 때마다 테러 사건이 발생, '피습 포비아(공포증)'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까지 현직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암살이나 암살 시도가 드물지 않게 이어졌다.

1865년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워싱턴DC의 한 극장에서 남부 출신 배우 존 윌크스 부스의 총탄에 사망한 것을 시작으로 암살된 대통령만 4명에 이른다.

1881년에는 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가 정신질환자의 총에 맞아 숨졌고, 1901년에는 25대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가 무정부주의자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를 하던 중 리 하비 오즈월드에게 저격당해 사망했다.

암살 시도 사건도 적지 않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1981년 워싱턴 시내에서 정신질환을 지닌 남성이 쏜 총탄을 가슴에 맞았으나 응급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다.
28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등도 연설 중 총격을 받았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뒤 38대 대통령이 된 제럴드 포드는 살인마이자 사이비 교주인 찰스 맨슨의 추종자 등에게 2년여간 두 차례나 암살 시도를 겪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2022년 7월 역대 최장인 통산 8년8개월간 총리를 지낸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나라시에서 선거유세 중 야마가미 데쓰야의 사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현장에서 체포된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종교단체에 보낸 아베 전 총리 동영상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며 "어머니가 신자로 많은 액수를 기부해 파산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그 후에도 테러는 계속됐다. 아베 전 총리가 테러로 사망한 지 9개월 만에 와카야마시에서 선거 지원유세에 나선 기시다 후미오 현직 총리에 대한 폭발물 테러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기무라 류지는 일본의 선거제도와 아베 국장에 대해 불만을 품고 기시다 테러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2021년 7월에는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서 침입자들의 총탄에 살해됐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지난 5월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가슴과 복부에 세발의 총탄을 맞아 중상을 입고 회복 중이다.

2022년 9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겨냥해 괴한이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고, 같은 해 11월에는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유세 중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한국에서도 현역 정치인을 대상으로 테러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1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전망대를 방문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김모씨가 지지자인 것처럼 접근해 흉기로 목을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의 공격으로 이 전 대표는 내경정맥이 9㎜ 손상되는 상처를 입었다.


또한 중학생인 A군은 1월 서울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머리를 돌덩이로 15차례 가격했다. 배 의원은 두피가 찢어지고 얼굴에 상처를 입어 사흘간 입원치료를 받았다.


아울러 2006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 현대백화점 신촌점 앞에서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 도중 괴한에게 커터칼로 얼굴을 기습당해 상해를 입었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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