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다가온다"… 바닥 찍고 기지개 켜는 BBIG

      2024.07.14 18:42   수정 : 2024.07.14 18:42기사원문
장기 침체를 겪었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업종이 꿈틀거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소외주이자 성장주인 BBIG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저점 매수를 노린 수급도 유입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와 유한양행의 주가는 이달에 각각 19.71%, 17.31% 올랐다. 유한양행은 지난 12일 장중 9만67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미약품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 기간 각각 13.31%, 13.20% 상승했고, SK바이오팜도 7.10% 오르며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였다. 배터리주도 일제히 날아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이 기간 각각 14.24% 7.34% 올랐다.
에코프로머티와 포스코퓨처엠도 12.21%, 5.61%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대표 인터넷주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4.73%, 3.94%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게임주 중에서는 넷마블이 17.88%의 상승률로 두각을 나타냈다.

개별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BBIG 관련 지수도 기지개를 켰다. 'KRX BBIG 지수'는 이달에 6.33% 상승했다. KRX 전체 테마지수 가운데 상승률 3위다. KRX BBIG 지수는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바이오(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 인터넷(네이버·카카오), 게임(크래프톤·넷마블) 등 4개 업종, 12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올해 상반기 9.72% 하락했으나 이달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BBIG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판단했다. 통상 성장주는 미래의 성장 기대를 반영하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할 경우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주가가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저점 매수가 들어온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가 가시화되면서 그간 소외됐던 바이오, 인터넷, 배터리 등에 시장의 관심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일부 종목의 주가가 크게 빠지면서 저점 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BBIG'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주가가 바닥을 다진 것은 맞지만 반등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전략 제시와 실적 반등이 함께 나타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올라간 주가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임희석 연구원은 "네이버의 경우 광고, 커머스, 콘텐츠 등 주요 사업부의 매출액 성장률이 10% 전후까지 하락했다"며 "단기적인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반 년이 넘도록 신규 성장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코어사업과 신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사법 리스크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역시 전기차 판매가 여전히 부진해 제한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제약·바이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기술이전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고, 2·4분기 실적 개선도 역시 기대된다는 진단이다.
상상인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9월 금리인하가 현실화되고, 회사채 금리가 의미 있게 하락한다면 제약·바이오주의 주가도 반등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투자심리가 크게 회복되면서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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