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공감하는 의정활동 최우선… 풀뿌리 지방자치 꽃 피울 것"

      2024.07.14 18:56   수정 : 2024.07.14 18: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기초의원 3선, 광역의원 재선 등 지난 18년간의 지방 정치 경험에 여성의 차분함과 포용력을 더해 광주시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 지난 1991년 광주광역시의회 개원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의장 시대를 연 신수정 제9대 후반기 의장은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여성 의장으로서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을 깨뜨렸다는 데서 의미를 찾고 싶다"면서 "시민들과 소통함에 있어 부드러움은 긍정적인 요소인 만큼 시민 눈높이에서 형식을 따지지 않고 직접 소통하는 의장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14일 광주광역시의회에 따르면 신 의장은 사회복지사 출신으로, 지난 2006년 광주광역시 북구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내리 3선을 한 뒤 광주광역시의회 재선 의원으로 활동 중인 이른바 '풀뿌리 정치인'이다. 이번에 정치적 위상 확대의 교두보로 인식되는 시의장직에 여성으로서 처음 올라 '더 큰 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다음은 신 의장과 일문일답.

―후반기 의회 운영 방향은 어떻게 되나.

▲9대 후반기 의회 키워드로 '공감', '실력', '신뢰', '용기'를 정했다. 시민께서 공감할 수 있는 의정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원 개개인의 공약 이행이 시민 공감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의정공약지원단'을 만들어 의원별, 분야별 공약 이행 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도 넓히겠다.
여건이 된다면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하는 의정 콘서트'도 열고 싶다. '정책 콘퍼런스'나 '시민 주권의 날' 같은 시민 참여 행사도 생각하고 있다. 의원들이 지역민들에게 직접 의정 성과를 설명하고 민심을 듣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실력' 향상에도 더욱 힘쓰겠다. 9대 의회 들어 '공부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확고히 정착됐다고 자부한다. 8대 의회와 비교하면 의원연구모임의 경우 4.7배, 정책토론회는 47% 증가했다. 후반기에는 지원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 지금까지는 조례가 만들어지고 나면 사후 평가 기능이 거의 없었다. 7월부터는 의회에서 조례 사후 평가를 실시하려 한다. 조례의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해서 그 결과를 의정 활동에 반영하겠다. 집행부는 의회가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 주길 바라고 있다. 의원들의 정책 개발을 뒷받침할 전문가 그룹이 필요한 시점이다.

의회는 특히 시민들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지난 5월엔 제가 대표 발의한 '광주광역시의회 청렴도 향상 조례'가 제정됐다. 시민 눈높이에 맞는 투명하고 청렴한 의회를 약속드린다.

'조례 주민 발안 제도'는 의회와 시민들이 신뢰를 형성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이 직접 조례를 만드는 경험을 하고 나면, 엄청난 정치 효능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조례 발의를 원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있다면 의회가 교육도 해드리고 초안 작성도 도와드리겠다.

아울러 용기 있는 의회가 되도록 하겠다. 진정한 용기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타협, 배려를 바탕으로 조정하고 화합하는 것이다.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는 민주적 의회 문화가 정착되도록 조직과 제도를 정비하겠다. 특히 '지방의회법'이 필요하다. 지방의회는 예산권, 조직권도 없이 일하고 있다. 법에서 정한 정책보좌관 수로는 예산서 분석하기에도 벅차다. 시도의회 의장협의회를 통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갈 생각이다. 의회사무처도 의장이 맘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의원 참여를 공식적으로 보장하겠다. 사무처에 입법평가위원회, 예산정책위원회, 의정홍보위원회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필요하다면 전문가 그룹도 참여시킬 생각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성숙한 정책이 만들어지고, 용기 있는 의정 활동이 가능하다.

―집행부와의 소통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집행부와 의회는 역할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이로 인한 갈등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9대 개원 초기에 행정사무감사, 예산안을 두고 집행부와 의회가 충돌했던 적이 있지만, 서로 원만하게 조기 추경에 합의했고, 타협과 양보를 통해 답을 찾았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양 기관이 깨달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의원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대화해 주길 바라고 있다. 조직개편과 같은 시정 주요 현안을 의원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는 것이 현실이다. 집행부가 의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시장께서는 집행부 수장과 의원 대다수가 민주당 소속인 만큼 '집권 여당으로써 한배를 탔다'라고 한다. 그럼에도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원들이 참여할 기회는 않았던 것 같다. 자주 만나고 대화했으면 한다. 협치를 넘어 한배를 탄 운명공동체로 함께 하겠다.

―광주·전남 상생을 위한 시의회의 역할은 뭔가.

▲광주와 전남은 역사적으로 한 뿌리이며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가야 하는 처지다. 특히 지방 소멸의 위기를 돌파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 간 상생 협력이 중요하다. 광주와 전남은 △반도체특화단지 조성 △광주·전남 메가시티 △광주 군공항 이전 등 여러 공동 현안이 있어 상생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전반기에는 광주와 전남 의회가 공동으로 '전남권 의과대학 신설 촉구 공동 결의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앞으로도 필요할 경우 시·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적으로 중재도 하겠다. 합동 워크숍이나 합동 연수 활동도 해봤으면 한다. 조만간 광주·전남 시·도의회 차원에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간담회도 가졌으면 한다. 광주·전남 현안이 많은 만큼 시·도의회 간담회를 정례화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상호 이해를 위해서 광주·전남 시·도의회 직원 교류 근무도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추진할 문제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뭔가.

▲9대 의회 개원 이래 모든 의원들이 노력해 '일하는 의회 문화'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불완전한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의회에 예산권, 조직권이 없어 세밀한 정책 개발을 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예산 분석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의회 혁신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계획들이 집행부의 반대나 예산 부족으로 좌초되기도 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서 후반기에는 의원들이 '더 일할 맛 나는 의회'를 만들겠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시의회가 하는 일에 항상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시고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의회다운 의회', '강한 의회', '선명한 정책 의회', '시민을 위한 의회'를 꼭 만들겠다.

hwangta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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