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공개, 피해자에 사과한 '밀양 집단 성폭행' 가해자 "평생 반성할 것"

      2024.07.15 14:24   수정 : 2024.07.15 14: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이 20년 만에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지난 14일 밀양 성폭행 가해자 신상 공개 등을 해온 유튜브 채널 ‘밀양더글로리’에는 ‘밀양 성폭행 가해자 이○○ 공개 영상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가해자 "20년이 지나 사과.. 너무 죄송하다"

검은색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한 이씨는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많이 생각해봤다.

저는 20년 전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 피해자분께 사죄드리기 위해서 영상을 찍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04년부터 지금까지 제가 감히 짐작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온 피해자분께 지금 이 영상을 빌어 너무나도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A씨는 “영상을 찍기까지 겁도 많이 나고 두렵기도 했고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숨기고 싶고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어떠한 사죄를 하더라도 용서받기 힘들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정말 진심을 담아서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사죄드리는 것도 너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피해자분께는 희미해져서 잊혀야 하는 그런 아픈 상처겠지만, 저는 평생 잊지 않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사죄하면서 살아가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거듭 사과했다.

'밀양더글로리' 운영자는 “칭찬, 좋은 말은 삭제한다”고 공지했다. 또 말로만 사과할 게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해야 한다는 일부 누리꾼의 요구에 대해선 “시간이 흘러 피해자분이 용서를 하신다면 그때 보상하기로 약속했다”며 “지금은 피해자분들이 가해자들의 물질적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300개 댓글 달려.. "사과한다고 죄 없어지지 않아"

해당 영상에는 15일 오후 2시 현재 13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공개사과 했다고 죄가 없어지는 거 아니다. 이 사과가 진심이길 바라고 평생 반성하면서 사시길 바란다" "피해자는 평생 고통 속에 산다. 전혀 와닿지 않는다" "신상털리니까 이제와서.." "제발 사과 영상 한번으로 다 끝났다 생각하지 말자. 진짜 힘들게 살아라"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밀양더글로리 채널은 사건과 관련 없는 시민을 가해자로 몰아 논란이 된 바 있다.

밀양더글로리는 밀양 사건 관련 A씨의 판결문이라며 사건 혐의 내용 일부가 적힌 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에는 A씨가 피해자를 성폭행했다는 구체적인 혐의가 담겼다.

그러나 해당 문서는 판결문이 아닌 검찰의 불기소 이유 통지서로 밝혀졌다.
불기소 이유를 밝히기 전 피의자가 받은 혐의 내용이 먼저 기록되는데, 밀양더글로리는 이 부분만 잘라 마치 A씨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것처럼 올린 것이다.

전체 문서를 보면 ‘본건 피의자들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진술이 전혀 없다’는 이유로 A씨는 ‘공소권 없음’을 처분 받았다.


밀양더글로리 등 일부 유튜버들의 무분별한 사적 제재로 A씨는 회사에 스스로 사표를 제출, 가족들까지 무차별적인 마녀사냥을 당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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