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등 변수 커진다" 바짝 긴장한 유로존

      2024.07.16 18:06   수정 : 2024.07.16 18:06기사원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피격 위기를 모면한 후 11월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무역정책과 방위비 증액 요구, 감세 같은 국내 정책까지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유럽이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유로뉴스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공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당선에 성공할 경우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이 1% 감소하는 경제적 타격을 입는 등 중대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 재당선으로 무역마찰과 방위비 부담 증액 압박에 들어갈 경우 유로존의 경제가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손실이 최대 1500억유로(약 1634억달러·약 227조원)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유세 도중 총격범이 쏜 총에 귀를 다치는 부상을 입은 후 당선 가능성이 크게 상승했다. 이날 미국의 정치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의 전망에 따르면 트럼프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2주 전의 63%에서 71%로 급상승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특히 TV토론회 부진까지 겹쳐 지난 5월 1일만 해도 트럼프보다 불과 1%p 낮은 45%에서 17%로 추락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모털리와 스벤 야리 스텐은 보고서에서 현재 세계 무역 전망이 불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2018~2019년 같은 변동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트럼프가 집권해 공격적인 무역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더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로존의 산업생산은 불확실한 무역정책으로 인해 2018~2019년 2% 감소를 겪은 바 있다. 트럼프는 당선되면 미국으로 수입으로 되는 유럽을 포함한 모든 제품에 관세 10%를 물릴 것으로 예고해왔다.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미국과의 무역 마찰로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이 제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대외적으로 개방된 무역으로 인해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무역 차질에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국내 경제에서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탈리아와 핀란드 순으로 큰 피해를 예상했다.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태트의 2월 통계에서 독일은 유로존 국가 중에서도 대미 수출 규모뿐만 아니라 무역흑자 규모가 가장 컸다.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1기 때처럼 나토의 유럽 회원국에 GDP의 2%로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을 시사해 이럴 경우 유럽의 원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 규모는 EU GDP의 0.25%와 맞먹는 연 400억유로(약 60조3700억원)다. 따라서 미국이 원조를 줄인 것을 EU가 메우고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2%로 늘릴 경우 이것으로 인해 GDP가 연 0.5%p 감소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계산했다.


또 트럼프가 내세우고 있는 감세와 강달러 정책도 유럽 경제에 추가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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