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훈풍' 테슬라 뛰는데 2차전지주는 왜 빠지나
2024.07.16 18:20
수정 : 2024.07.16 18:20기사원문
서학개미의 테슬라 주식 보유액이 약 2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이슈 메이커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동행'이 이뤄지면서 테슬라 주가 추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반면, '테슬라 밸류체인'에 속하는 2차전지주는 연일 하락하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트럼프와 머스크 협력은 전기차가 아닌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스페이스X 등 우주항공분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146억2053만달러(12일 기준)로 해외주식 가운데 1위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5월 말 엔비디아에 해외주식 보관금액 1위를 내줬으나 이달 초 탈환했다.
지난 10일에는 연중 최고점인 263.26달러를 달성하며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52주 최저가인 138.80달러까지 떨어졌던 테슬라는 '머스크와 트럼프 동맹'이 본격화되면서 주가가 되살아나고 있다. 테슬라는 이달 들어서만 27% 넘게 급등한 상황이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 선언은 물론 선거운동을 돕는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매월 4500만달러를 기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즉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머스크가 보유한 회사들도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될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미국증시는 트럼프 당선 수혜주와 러셀2000 중소형주 위주로 반등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테슬라 역시 장중 7% 가까이 상승하는 등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테슬라 밸류체인에 속하는 2차전지와는 선을 그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지원 등이 포함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2차전지주들도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35%)은 물론 포스코퓨처엠(-4.84%), LG화학(-4.87%), 에코프로머티(-7.68%), 에코프로비엠(-5.76%), 에코프로(-5.44%) 모두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나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전기차는 민주당의 정책 스탠스에 더 가까운 산업"이라며 "머스크와 트럼프 협력은 AI와 로봇(로보택시) 부문이나 뉴럴링크, 스페이스X 관련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의 모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