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 트럼프 당선 전망에 금 값, 사상 최고
2024.07.17 02:54
수정 : 2024.07.17 14:20기사원문
금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2~3회 금리 인하에 나서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금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금 가격은 전일비 1.7% 뛴 온스당 2465달러(약 341만원)를 기록했다.
연준,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
FT에 따르면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년여 만에 처음으로 전월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 행진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의 매력을 높였다.
현재 연준이 9월과 12월에 금리를 각각 0.25%p 내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11월에도 0.25%p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세를 불리고 있다.
지난 13일 암살을 모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 11월 대선 승리를 사실상 확정했다는 말이 나오는 점도 금 가격 상승세를 부추겼다. 트럼프는 재집권하면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고 법인세·소득세를 대폭 인하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미 재정적자가 지금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아울러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여파로 군사 동맹이 흔들리고, 중국과 갈등이 심화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것이란 전망 역시 금 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스탠더드차타드(SC)의 귀금속 담당 애널리스트 수키 쿠퍼는 "(금 값 상승은) 미 인플레이션 둔화에서 출발했다"면서 "덕분에 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쿠퍼는 이어 트럼프 암살 미수가 "안전 자산으로서, 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금의 매력을 더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금속 제련·중개업체인 MKS팜프의 금속 전략 책임자 니키 실즈는 "투자자들이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미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재정 적자는 불어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해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나틱시스 은행 애널리스트 베르나르 다다는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15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 뒤 연내 2~3회로 강화됐다"면서 "불과 1주일 전 잘해야 두 차례 내릴 것이라던 전망에서 이제 세 차례 인하도 가능할 것이란 낙관으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준 금리 인하 전망에 더해 트럼프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금 값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다다는 금 가격이 앞으로 온스당 2300달러 이상에서 움직이는 것이 '뉴 노멀'이 돼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