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검찰, 한국계 대북 전문가 간첩 기소...韓에 정보 넘긴 혐의

      2024.07.17 14:00   수정 : 2024.07.17 14: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검찰이 과거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한국계 대북 전문가를 간첩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문제의 전문가가 대가를 받고 한국 정부의 정보 수집을 도우면서 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의 연방 검찰은 16일(현지시간) 31쪽짜리 소장을 공개하고 미국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에 근무하는 수 미 테리 선임 연구원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소장에서 테리가 2013년 6월부터 사실상 한국 정부를 위해 일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이 외국 정부나 외국 기관의 이익을 위해 일할 경우 그 사실을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한국계 이민자 출신인 수 미 테리는 미국 하와이와 버지니아주에서 성장했다. 그는 뉴욕대에서 정치과학으로 학사를, 보스턴 터프츠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2001년부터 CIA에서 동아시아 분석가로 근무하다 2008년 퇴직했다.

검찰은 소장에서 테리가 2013년 6월부터 한국 정부를 위해 활동했으며 당시 주유엔 한국대표부 참사관이라고 소개한 인물과 처음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테리가 약 10년 동안 해당 인물에게서 2845달러(약 392만원)짜리 돌체앤드가바나 코트, 3450달러(약 476만원)의 루이뷔통 핸드백, 2950달러(약 407만원)의 다른 핸드백 등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테리는 미쉐린에서 별을 받은 고급 식당에서 저녁 식사 등을 제공 받았다고 알려졌다. 검찰은 테리가 이외에도 한국의 공공 정책 관련 프로그램에서 최소 3만7000달러(약 5110만원)에 달하는 돈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테리가 이러한 금전의 대가로 한국 정부의 정보 수집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테리가 지난 2022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참석한 비공개 대북 정책 회의에 동석한 뒤 손으로 메모를 적어 한국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테리가 2014년 NYT 사설을 포함해 한국 정부의 정책을 옹호할 목적으로 미국 및 한국 언론에 출연하거나 기고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은 테리가 3차례에 걸쳐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했다고 강조했다.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는 사람은 출석 전에 본인이 외국 정부의 이익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선서를 해야 한다.

테리의 변호를 맡은 리 월로스키 변호사는 검찰의 기소에 대해 근거없는 억측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검찰이 테리의 연구와 뉴스 분석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월로스키는 “테리는 지난 10년 동안 기밀 취급 인가를 받은 적이 없으며 한반도 문제에 오랫동안 일관된 시야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리는 검찰이 주장한 간첩 활동 기간에 한국 정부를 향해 매몰찬 비난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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