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밥 먹여주는 시대 왔다"...순천시, 국가정원 수익 '가든머니' 시민 위해 쓴다
2024.07.17 13:56
수정 : 2024.07.17 13: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순천=황태종 기자】전남 순천시가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의 관광수익 이른바 '가든머니'를 재원 삼아 여성·노인·아동·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비롯해 전 시민의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책을 확대키로 했다.
17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한껏 끌어올렸던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가 재정비를 거쳐 지난 4월 오픈한 이후 100일 만에 176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110억원의 세액을 확보했다.
특히 이 가운데 약 51억원은 그간 외주화돼 있던 국가정원 운영을 전면 시 직영으로 전환해 인건비를 절감한 예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시는 올해 말까지 수익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숙박·여행 플랫폼 부킹닷컴 조사 결과, 올해 6월에서 9월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검색량이 가장 급증한 곳이 순천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여행 전문 리서치기관에서 조사한 2023년 국내 여름휴가 만족도에서 순천이 전남 1위, 전국 3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만큼 대표 관광지인 정원과 습지의 관광 수요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노관규 순천시장은 최근 민선 8기 2주년 언론브리핑에서 "국가정원 운영수익은 아동, 장애인, 노인, 여성 등 모든 계층에 온기가 골고루 나눠지도록 재투자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 시장은 아울러 재투자 계획 구체화를 위해 13회에 걸쳐 진행한 상생토크를 통해 청취한 여러 의견을 바탕으로 각 부서에 계층별로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시책을 발굴·확대할 것을 주문했으며, 분야별 시책들이 속속 모양을 갖춰가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노인 분야에서는 고령화사회에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경로당 지원을 확대하고, 소통 공간이자 사회참여 공간으로서의 경로당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남부 복지관의 협소했던 식당 신축과 더불어 치매요양시설과 노인복지관이 연계된 북부 노인복지타운 건립도 추진한다.
출산과 양육이 행복한 순천을 위한 여러 시책도 발굴했다. 특히 학부모들의 요청이 많았던 방학 중 돌봄기관 이용 아동의 급식비 지원은 이미 예산 편성이 마무리돼 올 하반기부터 50% 혜택을 받게 됐다. 우선 내년부터 그간 첫째아 80만원, 둘째아 이상부터 100만원을 지급했던 산후조리비를 저출생 기조 심화에 맞춰 첫째아부터 10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또 아이들의 보육 환경 향상을 위해 지역 어린이집에 반별 운영비를 추가로 지원하며, 기초 교육에 소외되는 아이들이 없도록 외국인 아동의 보육료를 연령별로 50% 지원할 예정이다.
벽지마을 주민을 위해 운영하는 마중택시 사업도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주민 1인당 월 5회까지 이용할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6회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장애인 회관을 건립해 곳곳에 사무실이 분산돼 있는 장애인 단체 간 원활한 소통 공간 마련하고자 의견 수렴에 나선다.
농업 분야에서도 변화하는 농촌 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대형 농기계 공공임대·도심형 스마트팜을 지원하고, 단순한 지원을 넘어 미래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바이오특화 지식산업센터 건립 등 그린바이오 산업의 혁신 거점에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이제는 정말 생태가, 정원이, 습지가 밥 먹여주는 시대가 왔다. 모두들 정원과 습지를 가진 순천을 진심으로 부러워하고 있다"면서 "'가든머니'가 시민 여러분이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선물이 돼 돌아갈 수 있도록 조속히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