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류지 정원' 녹색공간 새모델 제시

      2024.07.17 18:51   수정 : 2024.07.17 18:51기사원문
전남 순천시는 정원이 도심의 일상으로 스며들도록 조성한 오천그린광장 및 그린아일랜드를 통해 2024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들 공간은 지난해 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하면서 탄생했다. 순천만국가정원의 랜드마크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천그린광장은 홍수가 났을 때 재해예방 기능을 하는 저류지를 시민의 휴식과 사색의 공간, 커뮤니티·문화가 있는 정원으로 조성한 케이스다. 우리나라에 '저류지 정원'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정원을 도심까지 확장해 방문객을 끌어당기기 위해 국가정원과 인접해 있던 저류지를 정원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시에 따르면 평상시에는 빈터로 방치되다 집중호우 때 물을 가두는 것이 전부였던 저류지는 잔디광장·오천언덕·어싱길·마로니에길 등이 조성돼 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왔다. 많은 시민과 방문객은 반려견과 함께 잔디밭에서 산책하고, 돗자리를 깔고 공연을 즐기고 있다.
자연스러운 만남과 소통으로 정원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린아일랜드는 저류지 옆 4차선 도로의 아스팔트를 걷어내지 않고 잔디를 심어 단절됐던 저류지와 동천·국가정원을 하나로 연결했다. 자동차보다 사람과 환경을 먼저 생각한 혁신적인 공간으로 거듭났다. 또 동천을 따라 사계절 잔디를 심고, 다채로운 화훼 연출과 1㎞에 달하는 맨발걷기 길도 조성했다. 순천시는 지난 2022년 7월 그린아일랜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지난해 3월 순천만정원박람회 개막 전까지 6차례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강변도로를 이용하던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냈다.

아스팔트를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잔디를 심어 비용을 절감한 공무원의 아이디어, 열악한 식생환경에도 잔디를 활착시킨 전문가, 불편을 감수한 시민의 협조가 하나 돼 만들어낸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는 1만여명이 거주하는 오천지구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순천만~국가정원~도심을 연결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도심까지 확장시킨 핵심공간이 된 것이다.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된 이곳에서 지난해 박람회 기간에만 기획행사 36회, 주제공연 19회, 버스킹 560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시민과 방문객은 질서정연하게 공연을 관람하고 머물렀던 자리를 직접 정리하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올해 2월 환경부 고시를 통해 순천 동천이 국가하천으로 승격이 확정됐다. 하천기본계획 수립부터 제방 보강, 퇴적토 준설, 유지보수까지 더욱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도 동천 국가하천계획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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