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창고의 재탄생, 예술이 쌓여간다

      2024.07.17 18:52   수정 : 2024.07.17 18:52기사원문
경기 고양시는 낡은 건축물을 보존하고,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접목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는 일산신도시가 조성되면서 개발의 뒤안길에 남겨진 상징적인 건축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상을 탄 일산문화예술창작소도 50년 넘게 방치된 옛 농협창고를 리모델링해 탄생했다.

방치돼 있던 지역의 유산을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주민과 청년을 위한 허브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농협 마크도 새롭게 새기고, 건물 외관도 옛 창고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 과거의 흔적을 지우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고양시에 따르면 지난 1971년 양곡과 소금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산농협창고는 주민의 희로애락이 담긴 지역의 유산이다. 주민에게 친근한 장소이자 보릿고개를 함께한 추억이 깃든 공간이다.

하지만 신도시 개발과 변화하는 세월 속에서 낡고 쇠락한 옛 일산지역의 상징처럼 방치된 노후 건축물로 전락했다. 자물쇠로 굳게 닫힌 채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창고였다.

시는 당초 해당 건물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농협측과 협의했으나 아예 자체 예산으로 건물을 매입하기로 했다. 다른 도시재생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다.

지난 2018년 정부의 뉴딜 사업으로 선정됐고, 이후 주민 의견수렴과 설계용역을 거쳐 지난 2022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구조보강 등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일산문화예술창작소는 지하 1층과 지상 1층으로 구성돼 있다. 부지면적은 1322㎡로 연면적은 약 690㎡다. 창작소의 주요시설을 보면 공유사무실, 다목적라운지, 공유주방, 회의실, 옥상정원 등이다.

우선 라운지와 공유주방은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는 장소다. 1층 공유오피스는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을 위한 공간이다.

시는 공유사무실에서 지역의 문화예술가와 청년 창업가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하 1층 회의실은 각종 회의·세미나·강연 등의 공간으로 계획했다.

옥상공간은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빗물저금통'을 활용한 친환경 옥상정원으로 조성했다.
이 공간은 주민이 쉬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장소다. 특히 '빗물 저금통을 활용한 옥상녹화 시스템'은 자체 특허 출원한 시스템으로 의미가 깊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방치된 낡은 창고에서 새로운 활력의 상징물로 탈바꿈한 일산문화예술창작소는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라며 "인구감소와 주거환경 노후화 등으로 점차 쇠퇴지역으로 변해가는 원도심 일산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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