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권역제한' 없어, 9월 미복귀시 軍 가야"

      2024.07.18 14:29   수정 : 2024.07.18 14: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공의들 대부분이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은 가운데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더 많은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권역제한'을 하지 않기로 했다.

18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1만명이 넘는 전공의들은 정부의 행정처분 철회와 '수련특례' 등 유화책에 응답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의 전체 출근율은 8.4%에 그쳤다.

1만3756명 중 1151명만 출근한 것이다.

정부는 수련병원에 전공의들의 의사를 물어 사직을 처리하고 17일까지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결원 규모를 제출하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절차대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은 오는 22일부터 이달 말까지 차질 없이 진행한다. 또 8월에 필기, 실기 시험 등을 거쳐 오는 9월 1일부터 하반기 수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유감스럽게도 대다수의 전공의들은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9월 하반기 수련과정에 복귀하면 수련 특례를 적용받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더 많은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권역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여러 의견을 듣고 고민한 끝에 수련병원에서 1명이라도 더 고용을 해서 수련병원을 돌리는게 중요하다고 판단, 지역 제한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의료계는 정부가 권역제한을 하지 않으면 지방의 전공의들이 서울 및 수도권으로 몰려 지역 및 필수의료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부는 복귀하는 전공의들에게 입영 연기 특혜를 제공한다.

김 정책관은 "9월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해 군 입영 연기 특례를 적용할 것"이라며 "복귀하지 않으면 입대를 해야 하며 군의무사관 후보생이기 때문에 일반병으로 입대할 수 없고 모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고 있지만 이 이상의 특혜를 주지는 않을 계획이다.

김 정책관은 "정부가 전공의 복귀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련특례 제공을 말했는데, 이것 이외에 추가적 유인책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정부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전공의들은 앞으로도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9월에 얼마나 많은 전공의들이 돌아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정책관은 "전공의들의 7대 요구사항 중 의대 증원 백지화와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외에는 충분히 협의가 가능하고 정부는 전공의들이 바라는 수련환경 개선과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등 제도 개선을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고 있다"며 "특위에 참여해 의견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의료계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들은 복지부 장관과 병원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고 병원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발해 전공의를 뽑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서울 ‘빅6’ 대학병원 전공의 100여명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병원장들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했다.
조 장관은 의대 증원 결정을 독단적으로 결정한 직권남용죄를 범했고, 병원장들은 정당하게 수련받을 권리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고려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가 고대의료원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9명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반대했고, 응답자 중 70% 이상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공고를 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제자들을 위한 소신 있는 결정을 환영한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의로운 결단을 내린 교수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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