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부실채권 급증 ...4년만에 5배 이상 증가

      2024.07.19 05:00   수정 : 2024.07.1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증권사들의 고정이하자산이 1년 사이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고금리 장기화에 부실채권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1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의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 6조5223억원으로 지난해 3월 말(3조82억원) 대비 53% 증가했다.



고정이하자산은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말한다. 지난 2019년 12월 말 증권업계 고정이하자산 규모가 1조1964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부실채권은 4년여 만에 5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증권업계 고정이하자산비율은 2019년 12월 말 1.2%에 불과했으나 올해 3월 말 기준 4.4%로 늘었다. 부실채권이 늘면서 대손충당금도 늘었다. 지난해 대손충당금 규모는 3조847억원이었으나 올해 3월 말 5조5215억원으로 증가했다.


건설사 장기 침체로 부동산PF 부실이 늘고,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주식시장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증권사들의 신용도도 악화하는 모습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들어 SK증권의 신용등급을 A0에서 A-로 내려잡았다. 하나증권(AA0)과 다올투자증권(A0)에 대한 신용도는 유지하면서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윤재성 나신평 연구원은 "저하된 자산건전성 지속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경기 회복 지연, 보수적인 건전성분류 기준 적용 등으로 인해 2023년 4·4분기 중 증권사의 자산건전성지표가 크게 저하됐다"면서 "2024년에도 브릿지론 등 부실화된 고위험 부동산PF 사업장의 처분이 용이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신용공여형비중도 늘었다. 신용도를 지원함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형태이다. 지난해 3월 말 신용공여형비중은 83.7%였으나 올해 3월 말 기준 86.2% 수준으로 소폭 늘었다. ROE도 급락했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ROE는 15.1%였으나 올해 3월말 기준 8.6%까지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업계는 ROE 개선에 고민하는 모습이다.

국민연금에서 최근 증권, 보험사에 대한 비중 확대를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 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는 밸류업 방안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밸류업은 크게 지배구조 개선, ROE를 올리는 문제로 볼 수 있다"면서 "지배구조 개선이 힘들면 결국 인건비 등을 줄여 ROE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고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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