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금쪽이' 만들기 싫어…증원 멈춰라" 의대생 부모들 '분통'
2024.07.19 04:00
수정 : 2024.07.19 10: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국 의과대학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이 정부에 의대 증원 정책을 중단하고 학습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대생학부모연합은 17일 오후 4시께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일부 언론 기사처럼 의대생 자녀를 특혜받는 ‘금쪽이’로 키우고 싶지 않고, 드러누워도 면허를 받는 ‘천룡인’으로 만들고 싶지도 않다. 학교로 돌아가 수업을 받게 하고 싶을 뿐”이라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날 학부모연합은 ‘사회주의 좌파 학자와 관료에게 놀아난 포퓰리즘 정책 중단하라’ ‘의료 체계 붕괴 정책 전면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10년 전부터 지켜온 대입 사전 예고제를 무시하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2025년 급격한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 1만8000명 의대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라. 당장 내년 3월 3~4배 늘어난 25학번 의대 신입생의 교육 공간이 마련되는지, 그 예산은 어디서 나오는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또 학부모연합은 교육부가 앞서 발표한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에 대해 “F 학점을 진급시켜 3학기 제로 ‘I(Incomplete·미완)’ 학점까지 만들며 오직 24학번을 진급시키겠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의대생 진급만을 위한 이 같은 특례 조치가 대학 교육 전체를 망칠 것이다. 바라지도 않는 교육부의 특례 조치와 ‘2학기 등록을 하지 않으면 제적시키겠다’는 대학 총장 발언은 학부모들의 분노를 일으킬 뿐이다. (의대생 자녀가) 부실 교육으로 실력 없는 의사가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많은 의대생이 여전히 학교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텔레그램에서 복귀한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 명단이 공개되며 파문이 인 바 있다.
지난 7일 텔레그램에 개설된 ‘의사-의대생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이름의 채팅방에는 학교에 복귀한 의대생과 병원으로 돌아간 의사 등의 실명이 담긴 명단이 올라왔다. 21개 의대에서 총 95명의 이름과 학년 등 정보가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이를 유출한 의사와 의대생 등 13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지난 15일 불구속 송치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