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가성비 공존" 유럽식 '폰코노미'…삼성 갤럭시의 과제는
2024.07.19 05:00
수정 : 2024.07.23 01:43기사원문
언팩 행사장 밖 일선은 어땠을까요? 한국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프랑스 시장은 삼성과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양대산맥 외에도 구글, 중국 등 다양한 브랜드들에 대한 접근성이 훨씬 높았습니다. 프랑스 파리를 통해 본 유럽 스마트폰 시장 분석과 함께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살짝 들여다 볼까요?
■판매점 가보니…
'SAMSUNG', 'Apple', 'HONOR', 'Xiaomi', 'Google Pixel',
언팩 이후로 방문한 프랑스 1위 통신사 오랑쥬(Orange) 직영점 내 광경입니다. 매장 안 중심부에는 신제품 갤럭시Z폴드6·플립6를 비롯해 갤럭시S24 시리즈와 같은 삼성 제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주위를 아너, 샤오미, 구글과 같은 후발주자들의 제품들이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매장 한켠에는 애플의 아이폰15도 배치돼 있었어요. 매장 뒷편으로는 제품 구매를 앞두고 직원과 상담 중인 소비자들도 있었습니다.
한국 통신사 직영·대리점에선 보기 힘든 광경이죠. 한국은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이 사실상 소비자를 양분하고 있는 대표적인 시장입니다. 반면, 유럽 내 스마트폰 스펙트럼은 이보다 최소 2배는 다양한 시장으로 분석되네요.
■中이 두드리는 유럽…프리미엄-중저가 비중 비슷
파리 샤를드골 공항을 비롯해 파리 시내 곳곳에서도 중국산 스마트폰 광고를 간간이 볼 수 있었는데요.
유럽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있는 대표적인 시장입니다. 일례로 오포의 경우, UEFA 파트너십을 맺고 챔피언스리그, 유로 등을 활용한 '축구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그럴 만한 이유도 있습니다.
유럽 시장은 600달러(약 82만원) 이상 프리미엄폰 출하 비중이 400달러(약 55만원) 미만의 중저가폰 비중과 맞먹는 시장입니다. 브랜드 이미지와 평균판매단가(ASP)를 올리는 동시에 중저가폰을 통해 판매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가격대별 비중은 △200달러(약 27만원) 미만, 19% △200~399달러(약 27만~55만원), 22% △400~599달러(약 55만~82만원), 14% △600~799달러(약 82만~110만원), 5% △800달러(약 110만원) 이상, 40%으로 나타났습니다.
■점유율 1위 삼성, 프리미엄폰 확산 과제
이런 유럽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과제는 무엇일까요? 이번에 공개한 폴더블폰을 비롯해 갤럭시S 시리즈와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 확산입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1·4분기부터 3·4분기까지 점유율 30%대를 기록하면서 1위를 유지하다 4·4분기에만 출하량 200만대 차이로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아이폰 출시라는 계절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연간 출하량을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유럽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습니다.
다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카테고리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023년 4·4분기 기준 8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량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이 카테고리에서 애플의 비중은 77%에 달했는데요. 4·4분기가 애플의 신제품 공개 직후인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삼성전자의 유럽 시장 내 제품믹스는 여전히 갤럭시A 시리즈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유럽 시장 내 삼성전자의 제품 출하량 비중은 갤럭시A 시리즈가 73%, 갤럭시S 시리즈가 17%, 갤럭시Z 시리즈가 9% 비중을 보였습니다.
서구권 시장에서도 프리미엄폰 분야에선 애플 아이폰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갤럭시A와 같은 보급형 모델 외 갤럭시S·Z 판매량 확대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이네요. 유럽에서 점유율 20%대를 넘긴 중국폰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점도 숙제입니다.
주도권을 흔들기 위해 삼성전자는 AI폰을 꺼내들었죠. 올해를 기점으로 애플보다 먼저 AI폰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과연 삼성 갤럭시는 서구권 시장 내 한계를 넘을 수 있을까요?
IT 한줄평: 만리장성보다 에펠탑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