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수락한 트럼프 "분열 치유해야, 가장 위대한 4년 시작"
2024.07.19 14:17
수정 : 2024.07.19 14: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생에 3번째로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이달 총격으로 부상을 입었던 트럼프는 역대 대선후보 가운데 가장 긴 93분 동안 연설에서 사회 통합을 주장하면서 보호무역과 이민자 통제, 화석연료 부흥, 해외 분쟁 종결 등을 약속했다.
CN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18일(현지시간)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4일차 행사에 참석했다.
'미국인'끼리 통합 강조
지난 13일 선거 유세 중에 총에 맞아 오른쪽 귀를 다쳤던 트럼프는 총격 당시 가족을 구하려다 사망한 의용 소방대원 코리 콤퍼라토레의 헬멧 및 방화복과 함께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며 "이것은 미국이 가장 암울했던 시기 미국을 이끈 정신이었고, 미국을 다시 인류의 성취와 위대함의 정상으로 이끌 것도 바로 이 같은 사랑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총격 사건에 대해 "언급하기 너무 고통스럽다"며 생존 이후 "하나님이 내 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오늘 저녁 자신감과 힘, 희망의 메시지를 가지고 여러분 앞에 섰다"며 11월 대선을 언급했다. 그는 "4개월 후, 우리는 놀라운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 모든 인종, 종교, 피부색, 신조를 가진 시민들을 위한 안전과 번영, 자유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 사회의 불화와 분열은 반드시 치유되어야 한다. 그것을 빨리 치유해야 한다"고 밝힌 뒤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하나의 운명과 공유된 운명에 함께 묶여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중남미와 연결된 남부 국경을 막아 불법 이민자 유입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보장과 의료보험을 보호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사회보장을 파괴하고 있다. 수백만의 보장이 없는 사람들이 몰려와서 우리의 사회 보장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불법 이민자들의 침공을 막지 않는다면 미국에는 어떤 희망도 없다"며 "이런 수준의 침략은 전례가 없다. 우리는 남부 국경의 침략을 중단시킬 것이며, 이를 매우 빨리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는 "이 국경 악몽을 끝내고 미국을 복원할 것"이라며 "이것을 취임 첫날 할 것이다. 국경을 닫고, 석유 시추를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호무역·금리 인하 예고
2017년 첫 임기부터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던 트럼프는 백악관에 돌아간다면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늘리고 중국산 자동차의 시장 진입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북중미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지적하면서 중국이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멕시코에 대규모 공장을 짓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며 신속하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공장들은 미국에서 지어질 것이며 우리 사람들이 공장에서 일할 것"이라며 "그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자동차마다 약 100%에서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그들은 미국에서 팔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동시에 중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전기차 산업을 공격했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끝낼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을 완전한 소멸로부터 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배출가스 기준 강화 등 전기차 확대 정책에 대해 전기차를 강요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다른 나라들은 오랫동안 우리를 이용해왔다"며 "잦은 경우 소위 우리의 동맹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이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 우리 일자리를 뺏어가고 미국을 약탈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이 미국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미국에서 만드는 것이다. 매우 간단하다. 미국에서 만들어라. 미국에서만 만들어라"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실현될 경우 원가 상승에 따른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괴적인 물가상승 사태를 즉시 종식할 것이며 기준 금리를 낮추고 에너지 비용을 내릴 것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금리 결정 권한을 지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바이든 정부를 돕기 위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대선 전 금리 인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해외 분쟁 즉시 종식 "김정은과 잘 지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세계가 좀처럼 볼 수 없는 국제 위기 속에 있다"며 "지금 유럽과 중동에서는 전쟁이 격렬해지고 있고 대만, 한국, 필리핀, 아시아 전체에 갈등의 유령이 점점 더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구는 제3차 세계대전의 문턱에서 비틀거리고 있다. 그리고 이는 지금까지 본 전쟁과는 다른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 업무를 맡았던 2017~2020년 미국이 새로운 분쟁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새로운 전쟁이 벌어지지 않은 현대사 최초의 대통령"이라며 자신이 재임한 동안 "유럽과 중동에는 평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다른 대통령 재임 시기에 해외 도발을 감행했지만 자신의 재임 기간에는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를 100% 격퇴했다"면서 "5년이 걸렸던 것을 나는 두 달 만에 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적들은 평화로운 세계를 물려받아 전쟁의 행성으로 만들었다"면서 "11월 우리의 승리로 수년간의 전쟁, 약함, 혼란은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언급한 뒤 "난 김정은과 아주 잘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과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냐고 묻는데, 핵무기를 많이 가진 사람과 잘 지내는 건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트럼프는 "예전엔 대단한 일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내가 그들과 잘 지내서 미사일 발사를 막았다고 말한다"면서 "지금 북한은 다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대선에서 이긴 다음 "나는 김정은과 잘 지낼 거다. 다시 만나고 싶다"며 "그(김정은)는 날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