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바람에 '구안와사' 양한방으로 후유증 잡아야

      2024.07.22 05:00   수정 : 2024.07.22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안면마비를 한의학에서는 눈과 입이 삐뚤어졌다는 의미로 '구안와사'나 찬 바람을 맞고 생긴다는 뜻에서 '와사풍' 등 이름으로 부른다. 보통 안면마비는 찬 바람이 부는 겨울철 많이 발생하지만 더운 여름 냉방기를 가동하면서 생기기도 한다. 덥다고 에어컨 찬 바람을 과도하게 즐기다가 입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과도한 실내외 기온차..안면마비 부른다

말초성 안면마비는 얼굴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입이 돌아가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는 등 안면근의 마비가 주요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안면마비로 내원하는 환자는 월 2만명 수준으로 적지 않다.

안면마비는 여름철에도 자주 발생한다. 과도한 냉방으로 건물 안은 기온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건물 밖은 몹시 더워 실내외 온도차가 커진다.
이렇게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 면역력 저하가 발생하기 쉬워 안면신경마비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 염증 발생 등에 취약해진다.

또 땀을 흘린 채로 갑작스럽게 찬바람을 쐬거나 얼굴 주변에 장시간 직접적으로 바람을 맞는 경우 얼굴에 혈액순환 저하 상태가 유발될 수 있다. 안면마비는 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신경손상 정도가 심할수록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표적인 안면 비대칭은 물론 구축, 연합운동 등의 2차적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

김정현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 교수는 "초기 치료에 따라 완치율 및 치료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전문적인 집중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유증 많은 안면마비, 양한방 치료효과 높아

월 평균 2만명의 안면마비 환자 중 60% 정도는 한방 의료기관을 찾는다. 한방 치료의 효과성이 있기 때문인데 양한방 협진을 하면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안면마비센터에서는 초기 의대병원과 협진을 통한 입원집중치료로 빠르게 염증을 잡기 위한 스테로이드 치료와 함께 신경손상의 정도를 검사한다.

마비의 중증도에 따라 침, 봉독약침, 전기침, 뜸 등 복합적인 한방치료를 집중적으로 시행하여 초기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고 신경 기능을 빠르게 회복시켜 회복률, 완치율을 높이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에 발병 7일 이내에 내원해 급성기 한·양방 협진 입원치료를 받은 안면마비 환자 270명을 분석한 결과 2개월 후 완치율 67%(181명), 3개월 후 완치율 78%(212명), 6개월 후 완치율 92%(236명)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안면마비 회복률 67~71%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안면마비 초기 치료에는 의대병원에서 염증 억제를 위해 약 2주간 스테로이드를 처방한다. 이와 함께 한의에서는 한약치료도 병용하게 된다. 한약과 고용량 스테로이드의 병용치료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 안전성이 입증됐다.

또 지난 4월부터 시행된 2단계 첩약시범사업으로 안면마비 환자의 첩약치료에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되면서 환자의 부담은 줄어들고 치료의 효율은 높일 수 있게 됐다.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에서도 안면마비로 진료를 받게 되면, 첩약에 대해서 건강보험을 적용 받는다.

일반적으로 안면마비의 회복기는 발병 후 6개월까지로 알려져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회복의 속도가 더뎌지고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게다가 안면마비는 재발이 가능한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안면마비는 10년 이내 재발률이 5~1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임상적으로 봤을 때 수개월 이내에 재발한 안면마비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마비의 원활한 회복과 후유증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면역력 관리 또한 중요하다. 안면마비가 심한 경우, 치료 기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수개월이 지나면 연합운동, 구축, 악어의눈물 등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수년 이상 오래된 안면마비 후유증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 가능하므로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함께 치료계획을 수립하여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안면마비센터에서는 매선시술을 통해 안면마비 후유증을 치료하고 있다.
2021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매선치료를 받은 평균 4년 이상된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 68명의 신체지표 및 심리지표 모두에서 유의한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해 그 결과를 SCI(E)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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