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바이든' 떠오른 해리스… 민주당 반전 열쇠 될까
2024.07.21 18:12
수정 : 2024.07.21 18:12기사원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실제 사퇴할 경우 민주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데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적극적으로 나서 해리스를 밀는 세력이 있기기 보다는 바이든의 패색이 짙어지는 가운데 서서히 무게 중심이 해리스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로 무게 중심 이동
CNN은 20일(현지시간) 바이든이 후보에서 사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해리스를 신속하게 대선 후보로 교체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 민주당 분위기라고 전했다.
해리스가 민주당의 열망을 끌어올리고, 일시중단된 대선 득표 캠페인을 신속하게 재개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현실적인 카드라는 분석에서다. 특히 해리스가 바이든에 비해 더 활동적으로, 또 열정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수 있다는 판단이 그 뿌리에 있다고 CNN은 전했다.
대선은 100일 남짓, 일리노이주 시카고 민주당전당대회(DNC)는 불과 보름 정도 남은 것도 해리스가 유일한 대안으로 부각되는 점이다. 여전히 일부에서는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정견 발표 등을 거쳐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대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바이든의 해리스 지지가 관건
해리스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빠르게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을지는 바이든에게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이든이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러닝메이트인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면 민주당이 해리스를 중심으로 재편된다. 그러나 해리스가 아닌 다른 인물을 지지할 경우는 엄청난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지만 바이든은 한차례 그런 수모를 겪은 적이 있다. 지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8년간 자신을 보좌한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만류하고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의 배신감, 혼란을 경험한 바이든이 4년 전에 자신이 러닝메이트로 점찍은 해리스에게 같은 유산을 넘겨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바이든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해리스를 자신이 직접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뽑았다면서 해리스가 대통령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재확인하기도 했다.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하는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흑인 유권자들과 흑인 지도부가 해리스 편이라는 것도, 또 이들이 바이든 후보 사퇴 압력 속에서 굳건하게 바이든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바이든이 대안을 선택한다면 해리스를 택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그러나 약점도 뚜렷
그러나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된다고 해도 당장 상황을 역전시킬 비장의 카드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민주당 내에서는 해리스가 바이든 표를 갉아먹는다며 부통령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빈센테 곤잘레스(민주·텍사스) 하원 의원은 민주당의 태도 변화가 놀랍다면서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돌연 해리스가 최고의 대안이 됐다고 비판했다.
해리스는 공화당의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등장하면 공화당은 바이든 후보 사퇴를 야기한 건강 문제, 바이든의 고령에 따른 여러 문제들에 대해 해리스가 언제 알았는지를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공화당이 해리스에 대상으로 진행했던 공격도 되풀이될 전망이다.
공화당은 2020년 대선 당시 일부러 해리스의 이름인 카멀라를 틀리게 발음하고, 양친이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해리스가 선출직 공무원 자격이 있는지를 공격한 바 있다.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해리스를 대선 후보로 교체하기 위해 사전에 전당대회를 조작한다면 과연 대선 후보로 법적 자격이 있는지에 관한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