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신도시 경매 러시… 치솟는 서울 집값에 눈 돌린 실수요자

      2024.07.21 18:35   수정 : 2024.07.21 18:35기사원문

#1.이달 15일 법정 경매에서 경기 분당 양지금호1단지(1992년 준공) 전용 164㎡에 응찰자 39명이 몰려 22억1599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1회 유찰돼 낙찰가율은 98.5%다. 해당 단지는 선도지구 신청을 준비 중인 곳이다.



#2.한차례 유찰됐던 경기 산본 충무주공2단지(1993년 준공) 전용 44㎡는 지난달 25일 2억8999만원에 낙찰됐다. 13명이 응찰해 낙찰가율 95.1%를 기록했다.
산본역에 맞닿은 충무주공2단지는 지난 5월 재건축 및 선도지구 설명회를 열었다.

1기 신도시 아파트 경매물건의 낙찰가율이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으로 경기권 매매거래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기대감이 경매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기도 분당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5월 84.2%에서 6월에 88.8%로 4.6%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산 서·동구는 80.9%에서 85.6%, 산본이 속한 군포 산본·금정동은 89%에서 94.7%, 평촌이 속한 안양시 동안구는 88.2%에서 89.7%, 중동이 속한 부천시 원미구는 85.9%에서 88.5%로 각각 올랐다.

다만, 경매물건이 적고 가격이 비싼 지역은 유찰을 기다리는 분위기이다. 1회 유찰에 최저입찰가격이 20~30%씩 떨어지기 때문이다. 분당의 낙찰율은 5월 87.5%에서 6월에 12.5%로 크게 줄었다. 평촌 역시 58.3%에서 41.7%로 낮아졌다. 분당, 평촌 경우 지난 5월 유찰 물건에 지난달 응찰자들이 몰리면서 낙찰율이 급증했다.

경매업계는 1기 신도시 아파트 경매물건의 인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1기 신도시 낙찰가율이 100% 밑도는 지금이 경매 적기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황규석 비전법률경매 대표는 "1기 신도시 경매 중에선 분당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다"며 "특히 선도지구 선정이 유력한 단지 및 역세권을 갖춘 곳 중 신생아특례대출 주택가액기준인 9억원 이하 물건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매매시장에서 경기도 지역 아파트 거래도 늘고 있다. 매매거래가 증가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더 저렴한 방법으로 내집마련이 가능한 경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 5월 1만1703건이다. 지난 2021년 9월(1만3997건)이후 32개월만에 최대치다. 분당, 평촌, 산본 모두 올해부터 매매거래량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으로 경매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요즘 서울에서 경기권으로 매매수요가 번지고 있다"며 "서울 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기 때문에 접근성 좋은 곳으로 응찰자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선도지구 단지들도 주목을 받으면서 1기 신도시 위주로 경기도 경매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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