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도 해외소비는 늘었다
2024.07.22 18:35
수정 : 2024.07.22 18:35기사원문
코로나19 엔데믹 후 출국자 수 증가로 해외여행 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내국인이 외국에서 쓴 여행지급(23억4000만달러)이 외국인이 국내에서 소비하는 여행수입(14억8000만달러)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5월 여행지급은 지난해 같은 달(22억3000만달러)보다 4.9% 증가했다. 5월 기준 2019년 27억5000만달러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듬해 7억9000만달러로 급감했다가 4년 연속 증가해 올해는 지난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밖에 나가 먹고 쓰는 해외 소비가 호황인 반면 국내 소비는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5월 상품 소비인 소매 판매(불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줄어 3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4월(-2.2%)보다 감소 폭도 확대됐다. 승용차(-9.2%)와 의복(-6.8%), 음식료품(-3.6%)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 경상금액 기준으로도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줄었다.
서비스 소비는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둔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5월 서비스업 생산(불변)에서 소비와 밀접한 숙박·음식점업(-0.9%)은 지난해 동월 대비 4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도소매업(-1.4%)도 6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9를 기록하며 장기평균(100) 수준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내수 상황을 두고 정부와 국책연구기관도 3개월째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매달 발간하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물가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회복 조짐이 가세하며 경기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KDI는 7월 "우리 경제는 최근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표현하며 내수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미국 대선 변수 등으로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될 경우 국내 소비 회복도 더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 실장은 "미국 기준금리와 한국의 시장금리가 연동된다"며 "미국 금리인하가 지연돼 한국 시장금리도 높게 유지되면 한국 내수도 계속 안 좋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