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 어렵다” 공인중개사 줄어든다

      2024.07.24 13:13   수정 : 2024.07.24 13: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의 '중개사사무소매매(양도)' 게시판에 하루동안 중개사무소 양도 의뢰가 151건 올라왔다. 동작구 이수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1층, 전용 20㎡)의 경우 권리금 3000만원에 매각의사를 밝혔다.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00만원인 자리다.

한 공인중개사는 "권리금 시세가 낮아졌다. 통상 협의를 거쳐 권리금을 정하지만, 서둘러 매도하기 위해 가격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현업에 종사하는 공인중개사 수가 줄고 있다.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여전히 거래량이 고점 대비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또한, 중개법인 대형화 등으로 개인의 신규개업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24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전국 기준 개업 공인중개사는 올해 6월 11만3675명으로 지난해 2월(11만7923명)이후 17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서울 개업공인중개사는 2만5891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만6827명보다 1000여명 이상 줄었다. 김학환 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장은 "중개사 수입은 거래에서 나온다"며 "최근 거래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이다. 전체적으론 고점 대비 거래량이 줄면서 폐·휴업이 늘고 신규개업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폐·휴업이 신규개업 수를 웃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국 개업공인중개사의 폐업은 6765건, 휴업은 743건이다. 신규개업은 5586건으로 협회가 현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저치이다. 휴폐업 7508건으로 신규개업보다 1922건이나 더 많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폐업은 268건 줄어든 반면 휴업은 21건이 늘었다. 신규개업은 1447건이나 감소했다.

부동산 업계는 거래량 감소가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기준 아파트, 빌라(연립, 다세대, 단독)거래량은 지난 5월 5만7436건이다. 최근 10년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2020년 12월 14만281건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거래량이다. 당시 개업 공인중개사는 11만946명으로 현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중개업소 경쟁이 치열해진 셈이다.

서울에서도 중개사무소 권리금이 천차만별이다. 채송준 공인중개사협회 강남구지회장은 "권리금은 업력, 보유 매물, 위치 등에 따라 다르다"며 "강남 아파트 단지내에 위치한 경우 권리금은 5000만원에서 1억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강남은 거래가 유지되면서 중개사가 큰 폭으로 줄진 않았다"며 "반면 서울 저가 빌라 지역 등은 거래 적어 권리금도 제대로 못받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 문을 여는 곳이 줄면서 공인중개사 수는 줄어들 전망이다. 새내기 중개사들이 개업 대신 중개법인을 선호하고, 마케팅 방식과 성과에 따라 온도차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BSN빌사남 김윤수 대표는 "예전 공인중개업은 좋은 위치에 자리를 잡고 워크인 고객을 받는 방식이었다"며 "현재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마케팅에 따라 고객 수가 달라지고 있어 중개업소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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