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술자리는 옛말"...주류주, 사라진 신제품 효과 '시름'
2024.07.23 16:02
수정 : 2024.07.23 16: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K-푸드 테마가 증시를 강타하고 있지만 주류업종의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주류 소비 감소로 신제품 효과도 미미해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주류주인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연초 2만2300원에서 2만350원으로 8.74% 하락했다.
롯데칠성도 지난해 말 장중 15만원대에 거래되던 주가가 13만원대로 내려왔다.
젊은층이 예전처럼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꺾였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2015년 이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신제품 출시 효과도 예전만 못하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7년 4월 '필라이트' 출시 이후 2개월 동안 주가가 12.8% 상승했고, 2019년 3월 '테라'가 나온 뒤에도 두 달 간의 수익률이 12.7%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켈리'를 선보인 후 2개월 간의 수익률은 1.1%에 그쳤다.
롯데칠성의 경우 지난해 말 '크러쉬' 출시 후 2개월 사이 주가가 오히려 1.1% 내렸다.
국내 주류 소비량은 2018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돌고 있다. OECD 회원국의 1인당 연평균 주류 소비량은 오랜 동안 정체 상태다. 이를 반영하듯 AB인베브, 하이네켄, 기린 등 글로벌 주요 주류업체의 실적과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김태현 연구원은 "건강 지향적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무알콜 맥주를 찾는 사람이 늘고, 제로 음료와 단백질 음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주류업체에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2021년을 저점으로 소주 수출은 반등세다.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0년 만에 1억달러를 회복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4.7% 늘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무학 등의 합산 소주 매출액은 2조원 초반대로 수출 비중이 10% 미만에 불과하다. 소주의 글로벌 수요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K-소주 테마가 새롭게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보증권 권우정 연구원은 "1·4분기 대비 2·4분기 소주 시장의 업황은 전분기 대비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이트진로의 경우 '진로 골드' 등 신제품 출시 효과로 시장 대비 견조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