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당대표' 한동훈號, 거야 입법독주 막고, 당 통합 등 난제 수두룩..차기 잠룡 급부상

      2024.07.23 17:10   수정 : 2024.07.23 19: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양=정경수 서지윤 기자] 윤석열 정부 집권 3년차를 맞아 23일 집권 여당 새 선장에 선출된 한동훈 신임 당 대표 앞에는 많은 숙젯거리가 놓여있다. 다만 이번 당선으로 여권내 유력한 잠룡 후보로 급부상한 점은 긍정적이다. 한 대표는 우선 4월 총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호(號)의 조타수를 맡아 이반된 민심을 되돌려야 하고, 동시에 윤 정부 남은 임기 동안 성공적인 국정 성과를 내기 위해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국정파트너로서 찰떡호흡을 맞춰야 하는 과제도 부여받았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야권이 강행 추진하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4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등 여권을 정조준한 거야의 입법 독주를 효과적으로 막아야 한다. 대통령실과의 불협화음과 이번 전대를 통해 깊어진 당내 제 세력간 갈등의 골도 무리없이 풀어내야 한다. 채상병 특검법 제3자 추천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일부 현안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앞으로 한 대표의 리더십 발휘 여부에 따라 국정운영 '삼두마차'인 당·정·대통령실이 제대로 굴러갈 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거야 입법독주 막고, 전대 후유증 해소 '관건'
한 대표에게는 거대야당의 입법 독주를 막고,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로 연임이 유력한 이재명 대표와 주요 쟁점 현안을 놓고 한판 승부를 겨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소수 여당의 대표로서 입법 권력을 틀어쥔 거대 야당과 맞서야 하는 정치적 한계를 어떻게 한 대표가 극복할 지가 관건이다.


한 대표로선 일단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 구현에 방점을 찍겠지만, 이 대표와 정치적 파트너인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까지 연임된 상황에서 견고한 입법권력을 앞세운 거야와 맞서야 하는 쉽지않은 숙제를 떠안았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당과도 협치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야당이 추진하는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선 "저를 어떻게든 해코지하겠다는 목적 말고 내용이 뭔지 모르겠다. 댓글팀 운영했다고 하는데 전 그런거 없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로써 여야 새 대표 선출시기에 즈음한 '휴전'보다는, 쟁점 현안에 대한 현격한 입장차로 정국 급랭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는 25일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 처리 해법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이 재현될 우려도 있다. 특검 제3자 추천안을 제안한 한 대표는 이를 당론으로 반대한 여당과 내부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대표는 이날 "당내 민주적 절차를 통해 토론할 것"이라고 했지만, 추경호 원내대표 등 당 주류와 대통령실의 정서적 반감이 심한 의제인 만큼 조율이 쉽지않은 상황이다.

야당이 오는 26일 여는 김 여사 의혹 관련 청문회를 어떻게 방어할 지도 향후 한 대표체제의 내공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전대 과정에서 '김 여사 사과 패싱 논란'이 핫이슈였던 만큼 김 여사 특검법 대처 방식도 고민거리다.

추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와의 관계 설정도 과제다. 전대과정에서 비록 대척점에 섰지만, 당내 주류인 만큼 민생을 책임지고 거야에 맞서 소수여당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한 대표로선 '강한 리더십' 발휘를 위해 친윤계와의 묵은 감정 해소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윤 정부 성공시켜 정권재창출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졌기에 이견을 민주적 대화와 합리적 토론으로 해소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정권재창출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표는 친윤계는 물론 당권 경쟁자였던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와 묵은 갈등을 털어내고 '원팀'을 강조하면서 이들의 풍부한 의정활동과 노련미를 거야 전선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화합 메시지 이행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정치적 위상..차기 잠룡 급부상
지난 4.10 총선 참패론에 휩싸였던 한 대표가 이번 전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유력한 차기 잠룡 지위를 획득했다는 평이다. 당당하게 당심과 민심의 선택을 받은 선출직 당 대표인 만큼 정치적 위상이 한껏 높아지면서 한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다. 다만 향후 대통령실과의 관계설정을 놓고선 한 대표가 쉽사리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긴 어렵다는 관측과 철저하게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고 민심과 호흡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란 시각이 엇갈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통합을 내세우고 대통령실과의 원팀 정신을 강조할 것"이라며 "한 대표는 대표 이후 대권을 목표로 할텐데, 친윤계도 본인편으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대립각을 세우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대선이 다가왔을 때 대립각을 세우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실의 여론에 대한 민감성과 반응성이 굉장히 떨어지기 때문에, 한 신임 대표가 함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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