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수들 '수련 보이콧' 유감… 의료개혁에 더 집중"

      2024.07.23 18:27   수정 : 2024.07.23 18:27기사원문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진행과 관련, 일부 의대 교수들의 '수련 보이콧'에 유감을 표하고 의료개혁을 차질 없이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수련 보이콧' 반헌법적

23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초저출생·초고령화 사회라는 시대의 전환 속에 관행처럼 이어져 온 현재의 의료체계를 의료개혁을 통해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의료계의 관행을 바꾸는 과감한 의료개혁을 하지 않으면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된다면서 의료개혁은 꼭 필요하고 반드시 이뤄낼 과제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 22일자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 7645명을 확정해 모집공고를 실시했다"며 "올해 하반기 모집은 수련특례로 사직 후 1년 이내 동일과목, 동일연차 복귀가 불가하다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복귀하는 전공의는 국방부·병무청과 협의해 수련을 이어 나가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 전공의의 교육과 지도를 거부하는 수련 보이콧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조 장관은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교수들이 환자의 불안과 불편을 외면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하지만 이것이 대다수 의대 교수들의 뜻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의대 교수들의 수련 보이콧에 대해 정부는 아직 대응조치를 마련하지 못했고, 가시화될 경우 대응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문이 열렸지만 지원율이 저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는 정책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의료계와 의견을 나누며 개혁을 진전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일부 의대 교수들은 하반기 모집으로 들어온 전공의들은 교육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권역제한 해제에 따라 지역에서 올라온 전공의는 지원하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밝히는 등 수련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출신학교나 출신병원으로 제자들을 차별하겠다는 성명은 의학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자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며, 헌법적으로나 인권적 가치에도 반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지원관은 "각 병원은 전공의법에 따라서 수련계약과 수련규칙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정부는 대부분의 교수들은 환자와 국민, 복귀하고자 하는 전공의들을 위해 하반기 수련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협조해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개혁 더 늦출 수 없어

조 장관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진행되는 만큼 이제는 국민과 의료현장이 바라는 진정한 의료개혁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체계를 바꾸지 못하면 의료분야별, 지역별 의료불균형 문제가 가속화돼 되돌리기 힘든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며 "지난 4월 출범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의료개혁 과제를 하나하나 속도감 있게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개혁특위는 지난 3개월 동안 본회의 총 5회와 전문위원회 총 31회를 개최하고 이를 통해 △인력 수급추계 및 조정시스템 구축 방향 △의료개혁 재정투자 방향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방향 △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 방향 등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목표와 방향을 제시했다.


조 장관은 "이를 기반으로 8월 말까지 4가지 개혁과제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법령 개정(안) 및 재정투자 계획과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수련체계 혁신 방안,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방안, 중증 및 고난도 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선 방안,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방안 등이 담긴다.


그는 "필수·지역의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000년 초반부터 20년 넘게 지속된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 국민의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성숙한 의료체계로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비상진료대책 운영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는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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