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한 방울 안 나는데...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량 역대 최고
2024.07.24 11:00
수정 : 2024.07.24 1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유업계의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 물량이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24일 대한석유협회는 올해 상반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2억453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 상반기 2억3700배럴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년동기 대비 9% 증가한 237억6224만달러를 기록했다. 국가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3위다. 국내 정유사의 원유도입액 404억달러 중 59%를 수출로 회수하는 셈이다.
최근 수출 증가는 휘발유, 항공유 등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에 국내 정유사가 가동률 증대로 대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국내 정유업계의 가동률은 80.0%로 2021년 상반기 72.6% 이후 꾸준히 높아졌다.
석유제품 중 최다 수출 품목은 경유로 전체 수출량의 40%를 차지했고, 뒤이어 휘발유 23%, 항공유 18%, 나프타 8% 순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수출량 순위로는 호주(18.6%), 싱가포르(13.0%), 일본(11.5%), 중국(9.0%), 미국(8.7%) 순으로 나타났다. 호주에는 경유,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이 증가해, 3년 연속 최대 수출교역국에 올랐다.
수출 물량과 금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일본이다. 우리 정유업계의 대일본 휘발유 및 항공유 수출량은 각각 51%, 70% 증가했다.
일본은 탈탄소화, 에너지 절약 일환으로 10년 전 정유공장을 통폐합해 정제능력과 연료생산이 감소 중이다. 이에 따른 휘발유 수급 차질과 최근 엔저 현상에 따른 해외 관광객 급증으로 항공유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다만, 향후 석유제품 수출 여건은 녹록지 않다는 게 석유협회 입장이다. 2·4분기 들어 중국과 인도 등의 석유제품 수출 증가 등으로 정제마진이 악화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1·4분기는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배럴당 10.0달러였으나 2·4분기에 4.8달러로 급감했다. 중장기적으로도 글로벌 경기둔화, 연비 개선 및 전기차 전환 등에 따라 석유제품 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항공유도 유럽연합(EU), 미국 등에서 단계적으로 친환경 항공유(SAF)로 전환될 예정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 정유업계는 정제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국과 수출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수출처를 다변화해 나가는 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