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정산지연 '날벼락'…카드·페이 결제 막고 은행 선정산대출 취급 중단

      2024.07.24 16:04   수정 : 2024.07.24 19: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이커머스(온라인 마켓) 기업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면서 티몬·위메프 등에서 신용카드·간편결제사를 통한 결제와 취소가 모두 불가능해졌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삼성페이 등 간편결제사들이 티몬, 위메프와 이커머스 거래를 중단하면서다.

시중은행들도 이들에 대한 선정산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했다.

온라인 마켓에서 상품을 판매하면 대금 정산까지 두 달 넘게 소요되면서 자금이 필요한 판매자들이 선정산대출을 이용하는데, 판매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결제막은 페이… 은행 판매자 대출 중단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삼성페이 등 간편결제사들이 일제히 역시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와 거래를 중단했다.
페이로 결제, 취소 모두 불가능하며 네이버페이·페이코 등 일부 간편결제사는 이날부터 티몬에서 할인 판매하던 컬쳐랜드·해피머니 상품권을 페이 포인트로 전환하는 것도 막았다. 티몬의 정산 능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티몬-상품권 업체-간편결제사'로 이어지는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티몬에서 자체 운영하는 충전성 적립금인 티몬캐시 역시 충전과 환불이 현재 중단된 상태다.

시중은행은 전날부터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 실행을 전날(23일)부터 서둘러 중단했다.

국민은행은 위메프와 '셀러론', 티몬과는 '메가셀러론' 선정산 대출 상품을 취급했다. 전일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지급 지연 문제가 현실화되자 국민은행은 이들에 대한 선정산 대출 실행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의 일시적인 정산금 지급 지연으로 인한 고객들의 추가적인 피해를 막고,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마켓에 대한 선정산 대출의 실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며 "이는 해당 마켓에만 국한된 조치로 나머지 30여개 마켓의 선정산 대출은 기존과 동일하게 이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도 티몬, 티몬월드, 위메프 관련 파트너스론 등 선정산대출 취급을 전날부터 잠정 중단하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그 외 쇼핑몰 이용 판매자들은 대출 상품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SC제일은행은 사유 해소에 따른 취급 재개에 대해서는 추후 알릴 예정이다.
은행들이 선정산대출 취급을 중단한 것은, 위메프와 티몬 등에서 정산금이 지연되면서 향후 판매자들이 대출 상환을 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선정산대출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 고객이 은행에서 판매대금(물건을 판매한 뒤 이커머스로부터 정산되지 않은 금액)을 먼저 지급받고, 정산일에 은행이 이커머스로부터 정산금을 대신 받아 자동으로 상환하는 구조다. 은행권 관계자는 "선정산대출은 판매자들이 나중에 받을 정산금을 먼저 대출해주면서 판매자의 자금 흐름을 돕는 구조"라면서 "고객인 판매자들이 앞으로 갚을 수 없는 대출을 추가로 받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한·하나은행은 위메프, 티몬과 선정산대출 거래를 하고 있지 않다.

■ 소비자 피해 급증에 금감원 대응방안 '고심'


판매자 뿐만 아니라 소비자 피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해당 업체에 '계좌이체로 결제를 한 피해자(고객)'에 한정해 지급보증 한도 내 보증액을 지급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티몬, 위메프와 각각 10억원, 20억원 한도의 지급보증계약을 맺은 채무지급보증기관이다. 티몬과 위메프가 지급 리스트와 함께 지급보증서 원본을 우리은행에 제출하면, 우리은행은 소비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나 다른 페이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 보상하지 않는다. 신용카드사와 PG사(결재대행사) 결제의 경우 해당 회사에 소비자 분쟁 해결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페이먼츠도 이날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등의 결제 대행 서비스를 중단했다. 관련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내부 방침에 따라 보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날벼락을 맞은 소비자들이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금융당국이 관련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는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 중개업자이자 전자금융업자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전자결제 지급 대행 상황 등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관련 대응을 고심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체(티몬·위메프 등) 측에서 취소 전표를 보내주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도 실제로 상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는지 확인이 필요한데 가맹점에서 정보 제공이 안 되니 돈을 돌려줄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정리가 됐다"며 "카드사들도 고객 피해 최소화하기 위해서 방법을 모색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이와 관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문수 이승연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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