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조사 파장...4년 전 박탈한 수사지휘권 다시 화두로

      2024.07.25 06:00   수정 : 2024.07.25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이원석 검찰총장에 사전 보고 없이 김건희 여사를 검찰청 외부에서 비공개 조사하면서 불거진 '패싱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수사지휘권을 이 총장이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는데, 향후 사건 처분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총장은 이달 초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수사지휘권 회복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배우자가 사건에 연루된 점을 고려해 검찰총장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당시 추미애 장관은 검사윤리강령 및 검찰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가족 연루 사건은 스스로 회피해야 할 사건이라며,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검의 수사 지휘를 받지 말고 수사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4년이 지났고, 검찰총장도 2번이 바뀌면서 이 총장이 검찰을 이끌게 됐다. 과거 법무부 측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수사지휘권 박탈 논리로 내세웠던 총장의 가족 연루 의혹도 총장이 바뀌면서 해소된 셈이다.

그러나 그동안 수사지휘권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이번 김 여사 조사에서도 검찰총장에게 해당 사전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 검찰총장을 지휘, 감독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이 발동한 지휘권이 언제까지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나온다.

구체적인 효력 범위가 명시돼 있지 않은 만큼, 해석이 영역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만약 앞서 검찰총장이 바뀌었을 때 수사지휘권이 회복됐다고 명시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르는 일"이라며 "해석의 영역이라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를 두고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극도로 제한적이어야 하는데, 검찰총장의 지휘권 복원 지휘도 수사지휘권의 발동에 해당한다"며 이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법무부가 사실상 검찰총장의 지휘권 회복이 어렵다는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향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처분 과정에서 검찰 내부의 마찰음이 증폭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 2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정부 보안청사에서 비공개로 조사했다. 이 총장은 김 여사 수사 사실을 사전에 보고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이 총장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질책하고, 대검찰청 감찰부에 관련 경위를 파악하라고 지시했고 이 지검장은 진상 파악 연기해 달라며 맞섰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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