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때리는 시모 피하다 뺨 스쳤는데...무릎 꿇으라는 남편
2024.07.25 06:59
수정 : 2024.07.25 08: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머리를 때리는 시어머니의 손을 뿌리치다 뺨을 치게 된 며느리가 남편으로부터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결혼 전부터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어오고 있는 30대 여성 김모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김씨는 “시어머니는 나를 처음 보자마자 ‘야’, ‘너’라고 불렀다”라며 “불편했지만, 시어머니께서도 제가 낯설어 그러시는구나 생각하며 좋게 해석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와 시어머니 사이의 갈등은 결혼 준비 때부터 불거졌다. 김씨 부부는 양가 어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예단, 예물도 없앤 ‘간소화 웨딩’을 치르려 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시어머니는 김씨에게 전화해 “해도 해도 너무한다. 딸이랑 아들이 같냐”라며 “아들에게 얘기하지 말고 예단값을 1000만원 보내라”라고 요구했다.
그는 "결혼 전부터 갈등을 만들기 싫어 시어머니에게 예단값 1000만원을 보냈고, 이를 남편에게 얘기해 친정어머니께 드릴 예단값 1000만원을 받아냈다"고 전했다.
결혼 후 김씨가 첫 아이를 가지자, 임신 소식을 들은 시어머니는 “임신했어도 남편 밥은 삼시세끼 다 챙겨줘야 한다”라면서도 “아내는 밤에 이거 사 달라, 저거 사 달라 요구해서는 안 된다”라고 무작정 아들을 감쌌다.
김 씨는 출산 예정일을 며칠 앞두고 병원에 긴급으로 입원하게 됐다. 병원에서는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권했지만, 시어머니는 “자연분만을 해야 아이가 똑똑하고 건강하다”는 이유로 한사코 제왕절개를 만류했다.
심지어는 자연분만이 되는 다른 병원을 찾아가자고 강요했다. 결국 김씨의 남편이 시어머니를 산부인과에서 내쫓고 나서야 김씨는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
김씨는 출산 전 남편과 자신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 아이의 이름을 지어놨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유명한 스님에게 이름을 받아놨다며 다소 촌스러운 이름을 제안했고, 단식 투쟁까지 나서면서 결국 족보에 그 이름을 올렸다.
그러던 어느 날 김씨는 친정어머니가 반찬거리를 만들어서 집에 놔두고 갔다는 말에 곧장 집에 달려와 냉장고를 확인해 보니 텅텅 비어 있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시어머니가 반찬 통에 머리카락이 붙어 있다는 이유로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린 것.
이에 김씨가 서운함을 토로하자 시어머니는 “어디 건방지게 말대꾸하냐. 네 부모한테 그렇게 배웠냐. 그 엄마에 그 딸이다"라며 얼굴을 툭툭 쳤다.
화가 난 김씨는 시어머니의 손을 확 뿌리쳤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로 시어머니의 뺨을 스치듯 치게 됐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뺨을 때리며 폭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김씨는 "내가 쓰고 있던 안경이 날아갈 정도로 세게 때리고 가슴이나 몸 부위를 마구 때렸다"라며 "버렸던 음식 쓰레기를 꺼내 집안에 집어 던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어머니는 아들이 귀가하자 울면서 “며느리가 나를 이렇게 때렸다”며 서럽게 눈물을 쏟았고, 김씨는 “그게 아니었다”라고 해명했지만 남편은 들은 채도 않고 “우리 어머니한테 무릎 꿇고 빌어라”라고 했다.
참다 못한 김씨는 결국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고 한다.
사연을 접한 박지훈 변호사는 “뺨 때린 게 아니지 않나. 시어머니가 정말 때리고 음식 던졌는데 이걸로 무릎 꿇으라는 남편이 잘못하는 거 같다. 조율을 잘해야 한다. 남편이 계속 이런 걸 강요한다면 저는 이혼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