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탈모의 8가지 진실

      2024.07.27 07:00   수정 : 2024.07.27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탈모 백과사전은 모발이식 명의로 잘 알려진 모제림 황정욱 대표원장이 탈모 및 모발이식과 관련한 정보를 전하는 전문가 칼럼으로, 탈모 자가진단 방법, 다양한 탈모 발현 유형, 모발이식 수술, 탈모치료 약물 등 자세한 이야기를 전문가에게 직접 전해 들을 수 있다. <편집자 주>

유전적 탈모나 노화로 인한 탈모와는 다른 게, 바로 ‘원형 탈모’이다.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고, 특효약도 없는 상태인데, 오히려 자연치유율은 매우 높다.

하지만 자연치유가 되지 않거나 초기 치료에 실패하면, 두상의 머리카락 전체가 빠지거나 온몸의 체모가 탈락하는 등 악화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알 수 없는 그대’ 원형 탈모의 8가지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
만성염증성 질환인 원형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유전, 호르몬 변화, 두피 자극, 스트레스, 갑상선염, 당뇨, 백반증 등이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일반적으로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병변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둘째, 동전 모양으로 모발이 탈락한다. 원형 탈모는 모발이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빠지게 되는데, 모발이 빠진 부위가 뒤틀리거나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원형 탈모는 두피는 물론 수염 등 전신의 체모에 발생할 수 있다.

셋째,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자가 면역질환이다. 정상 상태의 면역세포는 이물질을 공격하게 되는데, 특정 상황에서는 면역세포가 정상조직을 이물질로 오인하고 공격한다. 이것이 자가 면역질환이다. 자가 항원에 대해 병리적 반응, 즉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일어나 염증이나 세포 손상을 야기하는 질병이다. 원형 탈모를 비롯하여 혈관염, 다발성 경화증 등이 자가 면역질환에 포함된다.

넷째, 일란성 쌍둥이에게는 동반 질환이다. 원형 탈모는 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데, 원형 탈모인의 가족에서는 1000명 중 40명에서 280명으로 발병 숫자가 7배 폭증한다. 원형 탈모에는 가족력이 있으며, 특히 일란성 쌍둥이 사이의 연관성은 50%이다.

다섯째, 자연치유 질환이다. 사춘기 이후에 발생한 원형 탈모는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탈모 부위가 작고, 한 두 부위에 지나지 않는다면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나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발병 6개월 무렵이면 약 60% 이상이 사라지고, 2년 정도 지나면 자연치유 비율은 90% 내외로 높아진다. 탈모 부위가 손바닥처럼 크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섯째, 어린이 ‘원형 탈모’는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 어린이는 면역체계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 기간에 면역체계 교란이 일어나면 회복이 늦거나 어렵게 된다. 어른은 스테로이드 주사나 복용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는 스테로이드 제제 주사나 복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린이 원형 탈모의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률이 80%가량 나타나는 이유다. 따라서 소아의 발병은 만성이 되지 않도록 유전, 환경, 심리 등 다방면을 고려한 종합적인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탈모 부위에 변형이 올 수 있다. 탈모 치료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주로 쓰인다. 극히 낮지만 강한 성분의 주사제 시술 시 부작용으로 두피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함몰 등의 변형은 주사제의 성분, 강도, 환자의 두피 유형 등이 변수가 된다. 원형 탈모 치료자의 10~20%에서 함몰 등의 변형이 보고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변형은 대부분 해소지만, 영구 함몰 시에는 필러 등의 교정술을 받아야 한다.

여덟째, 탈모 부위를 자극하면 병변이 더 악화된다. 일부 원형 탈모를 경험한 환자들 가운데 탈모 부위 환경 개선을 위해 두피 스케일링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는 득이 아닌 실일 가능성이 높다. 마사지를 하고, 샴푸나 비누 등을 바꾸는 방법은 자칫 불필요한 자극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간단한 두피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라도 전문가와 상의 후에 진행해야 한다.

최근 SCI 저널인 '더마톨로지 앤 테라피(Dermatology and Therapy)'에 머리카락의 색이 짙을수록 원형 탈모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 등이 발표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머리카락 색이 밝은 갈색인 경우를 기준으로 검은색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의 원형탈모증 발생률이 1.7배 높다.
또한 백인과 비교했을 때, 원형 탈모 평생 유병률은 아시아인이 3.58배, 다인종인이 2.58배, 흑인이 1.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탈모증의 하나가 원형 탈모이다.
원인도 치료방법도 단정하기 어려운 원형 탈모이지만, 원형 탈모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을 알고 있다면 흔한 환절기 감기 정도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 황정욱 모제림성형외과 대표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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