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투성이 머리 든 남성 "파리에 피의 강 흐를것" 위협 '발칵'

      2024.07.26 13:40   수정 : 2024.07.26 13: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올림픽 기간에 파리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상에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올림픽 테러' 예고하는 SNS 1분짜리 영상

지난 2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는 팔레스타인 국기 배지를 달고 방탄조끼를 입은 남성이 등장하는 1분짜리 영상이 공유됐다.

카피예(아랍 국가에서 사용하는 머리 천)로 얼굴을 가린 이 남성은 프랑스인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겨냥해 “당신은 시오니스트(유대인 민족주의자)들을 올림픽에 초대했다”면서 “파리의 거리에 피의 강이 흐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범죄 전쟁에서 시오니스트 정권을 지원했고, 그들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우리의 형제자매와 아이들을 살해하는 걸 도왔다”며 “당신이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상은 남성이 피투성이가 된 프랑스의 상징 ‘마리안느’의 머리를 들어올리며 끝난다.
마리안느는 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 혁명 정신을 상징하는 여성상을 말한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혁명과 공화정의 가치를 담고 있는 여성을 마리안느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존 인물이 아니라 시대적인 가치를 부여한 가공의 인물이다.

"억양과 발음 엉터리" AI로 만든 가짜 영상 가능성 커

온라인에선 영상의 신뢰도를 의심하는 의견이 잇달아 제기됐다. 영상 속 목소리가 실제 팔레스타인 억양이나 발음과 다르다는 것이다.

일간 르피가로는 가짜 뉴스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해당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한 결과, 남성이 마지막에 들어 올린 마리안느의 머리는 인공지능(AI)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영상이 하마스 등 특정 단체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실제 해당 영상에서 남성은 ‘하마스’라는 언급을 아예 하지 않고 있으며, 동영상이 유포되는 과정에서 ‘하마스의 협박 영상’이라는 설명이 붙었을 뿐이다.

하마스 측도 텔레그램을 통해 이 영상은 위조된 영상이라고 주장했다.

NBC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영상 분석을 의뢰했는데, '스톰(storm)-1516'이라는 러시아 단체가 이 영상의 배후로 지목됐다. 이 단체는 하마스라고 주장하고 가짜 영상을 만든 사례가 있다.

프랑스 당국도 이 영상이 ‘가짜’라고 확인했다.


사임한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 장관은 전날 국내보안국(DGSI) 조사 결과 이 영상이 하마스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말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도 25일 “초기 조사 결과 이 영상이 허위로 제작됐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현 단계에서는 특정 국가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국가 차원에서 개입한 사건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는 정보 조작 및 정보 간섭의 표적이 돼 왔다"며 "올림픽 기간 사이버 공격이 예상되고, 위협은 실재한다"면서 올림픽 기간 철저한 경계를 약속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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