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회사’는 옛말...“우리 업계가 달라졌어요”

      2024.07.29 08:55   수정 : 2024.07.29 08: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2024년 6월 중순.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근무하는 넥센타이어 소속 직원들이 삼삼오오 서울 강서 ‘더넥센유니버시티’에 모이기 시작했다. 경영진들과 지점장 및 법인장 등 직급도 다양했다. 이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과자, 음료수를 먹고 마시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이후에는 각자 준비한 아젠다 발표와 방향성 공유도 함께 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구성원은 “경영진과 직접 대화할 수 있어 좋았다”며 “전 세계에 있는 동료들과 회사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국내 타이어업계가 구성원과의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표이사·경영진과 신입사원과의 만남을 늘리고 행동 원칙을 정해 공유하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교류를 늘려가는 모습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는 최근 구성원과의 소통을 늘리고 있다.
각 타이어 회사 상황에 따라 1년에 한 번 하는 정기 인사 방식부터 따로 일정을 정하지 않는 수시 만남 방식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달 중순 전 세계 사업장 구성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리더십 컨퍼런스’(GLC)를 열었다. 2016년 1회를 시작으로 2019년 2회, 올해 3회째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 등 외부환경 변화로 열지 못했다. 이들은 해당 컨퍼런스에서 하는 발표를 위해 올해 3월 말부터 주제 및 방향성을 논의했다. 참가 인원 총 250명 가운데 100여명이 해외 구성원일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금호타이어는 기존 본사만 진행하던 신규 입사자-대표이사와의 만남을 올해부터 전 사업장으로 확대했다. 이 자리에서 회사의 비전을 나누고 대표이사 가치관, 일에 대한 태도 등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당장 이달 초에도 서울, 용인에 위치한 연구소 신입 사원들과 대표이사가 만남을 가졌다. 금호타이어는 하반기에도 수시로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타이어업계가 꾸준히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간 ‘불통’으로 알려진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입사 전만 하더라도 타이어업계는 엄격한 관리와 효율성을 오랫동안 중시해 계층적이고 명령 중심의 구조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주변에서도 '막연하게 이럴 것이다'는 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입사해 보니 소통을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한다고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도 올해 4월 내부 토론을 통해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의사결정 기준을 제시하는 행동 원칙 6가지를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일의 목적을 생각하기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생각하기 △명확하게 소통하기 △서로 존중하며 적극적으로 의견 나누기 △회사의 목표와 함께 성장하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 있게 도전하기 등이 있다.
한국타이어는 매년 신입사원 환영회를 열고 최고경영진-신입사원과의 대화의 장을 열기도 한다. 특히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은 예고하지 않고 직원들 회의장을 방문, 격의 없이 이야기를 하는 등 평소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사내 여러 가지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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