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차관대화 이틀만 장관회담..‘북러 밀착·트럼프 리스크’ 대응
2024.07.26 16:49
수정 : 2024.07.26 16: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과 중국의 관계 개선세가 가속하고 있다. 근래 고위급 교류가 잇달아 이뤄지면서다. 지난 24일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가 진행된 지 불과 이틀 만인 26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됐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잇단 도발과 러시아와의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 체결로 인해 한반도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왕 부장은 이에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최근 양국의 연이은 고위급 교류를 기반으로 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긴밀한 전략적 소통의 중요성에 공감을 이뤘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에도 한중은 외교안보대화를 개최해 사실상 공동대응에 나선 바 있다. 그 이전에는 5월에 조 장관의 방중이 이뤄진 뒤 한일중 정상회의가 4년 반만에 서울에서 재개됐다.
지난 24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또한 우리 측이 북한 도발과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중 측은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양상이었다.
특이점은 한중 각 외교당국에서 미국 담당자들이 전략대화에 참석했다는 점이다. 23일 일본에서 열린 중일 외교차관 전략대화도 마찬가지다.
이는 한중일 모두 트럼프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중일 모두 미국의 외교 기조의 큰 변화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서다.
때문에 이날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도 북러 밀착 대응과 함께 트럼프 리스크 대비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