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아들' 오상욱, 파리 2관왕 찍고 또 한번 이글스파크에 오를까

      2024.07.28 14:07   수정 : 2024.07.28 15: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펜싱 황제’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은 대전의 아들이다. 대전에서 태어났고 대전에서 자랐다. 2022년 대전시와 대전시체육회는 대전시청 남자 사브르팀을 창단했고, 오상욱은 대전의 프렌차이즈로서 고향에 금의환향했다.



오상욱은 송촌고 3학년이던 2014년 12월 국가대표 선발전 3위에 오르며 사브르 역대 최연소로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해 들어 손목을 다쳐 한동안 자리를 비운 오상욱은 부상으로 신임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아예 개인전 16강에서 떨어졌다. 연이은 실패가 자극제가 됐다.





지난달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개인·단체전 모두 우승하며 한국 펜싱의 '에이스'가 돌아왔음을 다시 알렸다. 슬럼프를 딛고 나선 오상욱의 올림픽 개인전 여정은 27일(현지시간) 파리의 역사적 건축물인 그랑 팔레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9월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자 찾아온 부진의 시기를 극복하고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의 영광을 거머쥔 것이다.

오상욱에게 이는 국가대표 경력 10년 차에 거둔 뜻깊은 성과다. 2014년 12월 '한국 사브르 최초의 고교생 국가대표'로 등장한 오상욱은 국제대회 데뷔전인 2015년 2월 이탈리아 파도바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9년에 전성기를 맞아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2019년 두 차례 그랑프리 우승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금메달까지 휩쓸며 존재감을 떨쳤다.


기세가 워낙 매서워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개인전 메달리스트가 될 걸로 기대도 받았다. 하지만 이때 오상욱은 8강 탈락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쉬움으로 남은 첫 번째 올림픽을 뒤로한 오상욱은 이후 세계 강호들과 경쟁에서 선봉장 역할을 맡으면서 한국 펜싱의 최전선을 지탱해왔다. 남자 사브르는 올림픽 단체전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의 간판 종목이지만 이번 대회 전까지는 개인전 '결승 진출자'가 없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도쿄 올림픽에서 김정환이 딴 동메달이 이전까지 개인전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오상욱의 맹활약으로 이제 새 역사가 쓰였다.


오상욱이 남긴 이정표는 이뿐 만이 아니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개인전 금메달을 보유한 오상욱은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 국제대회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오상욱은 2018년 9월 15일 한화이글스와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시구를 한 적이 있다. 무려 6년 전의 일이다. 오상욱은 단체전까지 우승을 하고 푹 쉬겠다고 말했다.


최근 한화 이글스의 기세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세계 최고 검객의 좋은 기운이 이글스 파크에 전달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혹시나 단체전까지 우승해 파리 올림픽 2관왕의 자격으로 이글스파크를 찾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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