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단 일제히 여름휴가… 도심공동화는 예년보다 축소

      2024.07.28 10:00   수정 : 2024.07.28 18: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광주=최수상 황태종 기자】 울산과 광주 공단의 근로자들이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대규모 집단휴가에 돌입했다. 5만여명이 한꺼번에 휴가를 보내는 현대자동차 등 울산 지역 대규모 사업장들이 최장 16일간의 집단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조선소로 원·하청 직원만 3만2000명이 종사하는 HD현대중공업과 1만명이 근무하는 HD현대미포는 지난 27일 시작해 오는 8월 11일까지 최장 16일간의 여름휴가를 즐긴다.

사외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조선업계 종사자 4만5000명가량이 이 기간 휴가를 보낸다.

약 3만2000명이 근무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7월 29일~8월 2일 공식 여름휴가를 실시한다. 다만 지난 25일, 26일이 각각 노조창립일과 설 대체휴무일이어서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지난주부터 휴가에 돌입했다. 울산공장은 주말과 휴일(8월 3일과 4일)을 보낸 8월 5일부터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같은 기간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지역 수백개 협력업체도 일손을 놓는다.
지역 자동차업계 종사자 5만명 가량이 동시에 휴가에 들어가는 셈이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석유화학 및 정유업계는 공정 특성상 집단 휴가 없이 24시간 정상 조업한다.

주요 기업체의 이 같은 대규모 집단 여름휴가로 인해 울산지역 병·의원과 학원, 상가 등도 대부분 동반 휴가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울산에서는 설과 추석 연휴가 아닌 여름휴가철에도 일시적인 도심공동화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 규모는 예전보다 크게 축소됐다.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직원들을 상대로 영업해 온 울산 북구와 동구지역 식당 등은 올해도 동반 휴무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외 지역 상점과 대규모 외식 업종은 대체로 정상영업 중이다. 예전처럼 울산 도심 상가들이 일제히 문을 닫는 극심한 도심공동화 현상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태화강 국가정원과 방어진, 강동, 간절곶 등 전국으로 알려진 주요 관광지 주변은 울산을 찾는 피서객들이 증가하면서 상점과 식당이 휴가철 특수를 누리고 있다.

울산 북구 진장동의 한 상인은 "예전 여름휴가 때는 식구를 데리고 고향으로, 다른 지역 피서지로 떠나는 회사원들이 많았는데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지금은 울산이 고향인 직장인들이 많아졌고, 울산서 휴가를 보내면서 식구와 함께 맛집을 찾아 외식을 즐기는 직장인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광주 지역 주요 제조사업장들도 순차적으로 집단 하계휴가에 들어간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모든 생산라인을 멈추고 전 직원이 하계휴가에 들어간다. 휴가 전후 주말과 휴일을 더하면 최장 9일간의 휴무가 주어진다.

노조는 나주 중흥골드스파&리조트, 여수 디오션리조트, 신안 씨원리조트에서 직원들을 위한 하계휴양소를 운영한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집단휴가를 진행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에어컨 제조파트를 포함해 백색가전 전체 생산라인을 멈추고 하계휴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휴가기간 중 생산설비 정비와 보수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노사간 단체협상 규정에 따라 예년과 동일하게 8월 1일부터 5일까지 5일간 집단 하계휴가를 실시한다. 휴가기간이 주말·휴일과 겹치면서 올해는 오롯이 닷새 휴가만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들 대형 제조사업장들이 집단 하계휴가에 들어가면서 중소 협력업체들 역시 이에 맞춰 생산을 멈추고 하계휴가에 들어가게 된다.

uls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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