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문불출' 구영배 큐익스프레스 CEO 사임… 꼬리 자르기 논란

      2024.07.28 18:32   수정 : 2024.07.28 18:32기사원문
티몬·위메프 사태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구영배 큐텐 대표(사진)가 큐익스프레스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없다며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들은 자체적으로 대책 마련을 위해 회의를 소집하고,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정부에 대한 집단 청원과 소송 등의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영배 CEO 사직 '꼬리 자르기'

지난 27일 오전 큐익스프레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마크 리 신임 본사 대표이사(CEO)가 취임 즉시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몇 시간 앞서 큐익스프레스 싱가포르 본사 이사회는 전날 구영배 CEO가 사임하고 후임에 마크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했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로 띄웠다.

새로 선임된 마크 리 대표는 "큐텐 그룹 관계사의 정산 지연 사안과 큐익스프레스 사업은 직접적 관련은 없으며 그 영향도 매우 적은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선을 그었다.

구 대표는 지난 22일 시작된 티몬·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 이후 지금껏 공식적으로 사과나 자금수혈 등 해결방안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최종 책임자인 구 대표가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나 법적 등의 책임은 외면한 채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이라는 목표 달성만을 위해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구 대표는 큐텐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그룹의 정점에 있다. 싱가포르 소재 큐텐 지분 53.8%를 소유한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다. 큐텐이 산하에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를 각각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두고 있고, 큐텐은 또 산하에 큐텐코리아와 함께 위메프 지분 72.2%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태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인물이다.

■정부청원·집단소송·집회 등 적극 대응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들은 28일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소비자보다 피해액이 훨씬 큰 판매자들은 정부에 집단청원, 집단소송 등의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큐텐 입주건물 앞에서 티몬·위메프 피해자 '우산집회'가 열렸다.

이번 사태 피해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을 통해 이날 오후 큐텐테크놀로지 본사가 있는 강남구 역삼동 N타워 앞에 우산, 마스크를 지참해 집회에 참석해달라는 글이 전파됐다. 우산과 마스크를 지참하고 본인 생각이나 의견을 A4 용지에 작성해 오면 좋을 것이라는 제안도 담겼다.

이날 오후 5시부터 모이기 시작한 수십여명의 피해자들은 각자 준비해 온 우산에 '큐텐 각성하라 숨지말고 해결하라' '비행기 타고 싶어요. 도둑 티몬 잡아주세요''내돈 800만원 환불해줘'등의 문구를 쓴 종이를 붙이고 사태 해결 및 환불을 촉구했다. 이날 피해자들의 집회는 사태 발행이후 첫 단체행동이다.

한편, 큐텐은 해외 계열사를 통해 600억원 규모 환불자금을 확보해 보겠다고 했으나, 구체적 조달방안은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사내유보금 등으로 일반 고객 환불에만 집중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판매자들에게 줄 미정산 대금에 대해서는 대책이 전무한 것이다.
미정산 대금은 대략 1600억∼1700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티몬·위메프 상품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현금 창출이 끊겼고 부동산 등 남아있는 자산이 없어 '외부 수혈'밖에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구 대표가 대주주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재를 출연해 환불과 정산 대금을 수혈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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