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양궁 단체 올림픽 10연패... 36년 서사는 언제나 황금빛

      2024.07.29 18:21   수정 : 2024.07.29 18:39기사원문

GOAT(Greatest Of All Time)라는 말이 있다. 보통 스포츠에서 압도적인 인물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한국 여자 양궁은 그런데 이를 뛰어넘는 존재다.

말 그대로 '신계'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36년 동안 단 한 번도 정상을 빼앗기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 그만큼 여자 양궁 단체전은 대단하다.

한국 여자 양궁이 10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항저우에서 37년 만의 양궁 3관왕에 오른 임시현(한국체대)을 필두로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으로 구성된 '양궁 어벤져스'는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펼쳐진 결승전에서 리쥐아만, 양샤오레이, 안취시안으로 구성된 중국을 슛오프 끝에 5-4(56-53, 55-54, 51-54, 53-55 <29-27>)로 꺾고 대망의 10연패를 달성했다.


1세트에서는 전훈영이 호조를 보였다. 연속 10점을 쏘았다. 남수현도 8점, 10점을 쏘면서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임시현은 9점, 9점을 쏘면서 대한민국은 56점을 획득했고 56-53으로 1세트를 승리했다. 2세트에서도 대한민국은 10, 9, 10점을 쏘면서 중국의 기선을 제압했다. 임시현이 마지막 화살을 9점을 쏘면서 2세트마저도 한국이 가져왔다. 한국이 4-0으로 앞서나가는 순간이었다.

3세트에서는 한국이 다소 흔들렸다. 3개의 8점이 나오면서 중국에 3세트를 내줬다. 4세트에서도 8점이 세 번 나오면서 슛오프에 돌입했다. 마지막 슛오프에서 전훈영이 10점을 쏘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리쥐아만이 8점을 쏘면서 2점을 앞서나갔다. 남수현은 9점을 쐈다. 양샤오레이가 10점을 쏘면서 1점차. 임시현이 마지막으로 10점을 쏘면서 경기는 29-27로 끝났다.

이번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에서는 어느 때보다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는 반응이 조심스럽게 나왔다. 한국 양궁은 전통적으로 유럽에서 열린 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불규칙적으로 부는 바람과 잦은 비가 승부에 의외성을 증대시켜 태극궁사들과 다른 강자들 간의 실력 차를 좁히는 결과를 낳곤 했다. 하지만 한국의 실력은 이미 그런 외부적인 변수들을 까마득하게 뛰어넘는 수준임을 재확인했다.

양궁은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이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온 종목이다. 1972년 뮌헨 대회부터 나온 45개의 양궁 금메달 중 절반이 넘는 27개를 한국이 가져왔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건 것을 비롯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씩을 따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남녀 개인·단체 4개 금메달을 독식하며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처음 도입된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포함해 4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최강'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한국 양궁의 여정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8월 2일 혼성전을 비롯해 3일 여자 개인전, 4일 남자 개인전 결승이 연이어 열린다.
아직도 더 따낼 금메달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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