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어오르는 투사의 피" 허미미, 여자 유도 57kg 결승진출... 은메달 확보, 28년만에 금 도전!
2024.07.29 23:26
수정 : 2024.07.29 23: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 유도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극적으로 2024 파리 올림픽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여자 선수로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조민선(당시 66kg급) 이후 2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 도전이다. 여자 대표팀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정보경(48kg급)의 은메달을 마지막으로 2021년 도쿄 대회에선 노메달에 그쳤다.
허미미의 결승 상대는 캐나다의 크리스타 데구치다. 이 체급에서 가장 까다로운 선수다. 하지만 연장전까지 9분 가까이 경기를 하고 올라온 만큼 허미미가 체력적으로는 더 유리하다. 허미미는 지난 5월 세계선수권에서 데구치를 꺾고 우승한 이력이 있다.
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29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57㎏급 준결승전에서 브라질의 라파엘라 실바에게 절반승을 거뒀다.
허미미는 2024년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낸 선수다. 브라질 라파엘라 실바는 세계 4위의 선수다. 상대전적에서 4승을 앞서 있을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허미미는 초반에 절반을 얻어냈으나 절반이 취소되었다. 그 뒤 누르기의 위기 상황이 있었으나 노련하게 빠져나왔다. 허미미는 계속적으로 업어치기를 시도하며 신장이 큰 실바를 압박했다. 4분 경기중 2분은 서로의 공방전 끝에 아무런 포인트도 없이 지나갔다.
허미미는 업어치기, 실바는 굳히기를 주무기로 상대를 공략했다. 1분 14초에 드디어 허미미가 실바에게 지도를 얻어냈다. 53초를 남은 상황에서 허미미는 지도 1개로 계속 앞서나갔다. 실바는 계속 허미미를 상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19초가 남은 시점에서도 허미미의 업어치기가 들어갔다. 상대는 누르기 외에는 허미미에게 아무런 공격도 시도하지 못했다. 남은 시간은 15초. 그대로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 44초에는 결정적인 업어치기가 들어갈뻔 했는데 아쉽게 돌아가지 못했다. 실바는 그때 2번째 지도를 받게 되었다. 허미미가 기세를 잡는 순간이었다. 실바는 한 번만 더 지도를 받으면 반칙패를 받는 상황. 허미미는 굳히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방어했다.
뒤 이어 전광석화 같은 누르기로 절반을 따내면서 연장 2분 14초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2002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2021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해 이듬해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 선수로 뛰길 바란다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펼치고 있다.
허미미는 남다른 체력과 힘을 바탕으로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