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도시' 꿈꾸는 원강수 원주시장

      2024.07.31 16:00   수정 : 2024.07.31 16:00기사원문
【원주=김기섭 기자】원주시의 성장세가 무섭다. 불과 수년 전만해도 강원특별자치도내에서 춘천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성장했던 원주시. 하지만 민선 8기 들어 단 2년만에 28개 기업을 유치하고 투자유치자금만 7000억원에 육박하는 성과를 내면서 도 내 수부도시(주요 거점도시) 춘천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원주시는 이미 경쟁 상대를 강원특별자치도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찾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가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대한민국 원주시'로 통용될 수 있는 글로벌 경제도시를 꿈꾸고 있다.

원주시가 단 2년만에 이룬 괄목할만한 성장세는 원강수 시장의 탁월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원 시장은 취임 이후 '기업하기 좋은 경제도시 원주'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재를 배치, 극강의 효율성을 이끌어 냈다.

대표적인 사례가 원주기업도시다. 2005년 선정되고 2021년 용지 분양이 완료됐지만 정작 기업들이 입주하지 않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겉돌았다. 하지만 기업유치를 통해 장기 미착공 부지를 해소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시대 흐름을 읽는 리더십도 원주시의 초고속 성장에 원동력이 됐다. 원강수 시장은 의료기기 산업에만 매달리던 원주시의 산업 생태계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되는 시대적 흐름을 읽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섰다. 취임 초기 직원들조차 만류했지만 원 시장의 뚝심은 통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들이 원주에 둥지를 틀기 시작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원강수 시장은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선거를 앞두고 경제분야 공약에 삼성전자를 유치하겠다고 콕 집어서 얘기했더니 유치 못하면 어떡하냐며 주변에서 말렸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고 가는게 당연한 거고 유치 못한다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성과를 낼 수 있기에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며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강원도라는 말이 붙어서 멀게 느껴지지만 실제 원주시는 서울에서 보면 경기도 평택보다 더 가깝다. 최근 반도체 관련 기반 시설들이 조성되면서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들어오고 있고 앞으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대한민국 최고의 글로벌 경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원 시장과 일문일답

—민선 8기 취임 이후 가장 큰 성과를 낸 분야는 뭔가.
▲취임과 동시에 대한민국 최대 경제도시 원주를 선포했다. 그동안 강원도내에서만 경제도시 원주라는 목표를 지향했는데 이제는 강원도를 벗어나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도시를 만들고 싶었다. 원주시의 잠재된 에너지도 충분했다. 그래서 목표를 정하고 전방위로 노력한 결과 민선8기 들어 28개 기업을 유치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16개 기업을 유치했고 800명 이상 일자리를 만들었다. 투자유치 자금만 4500억원이 넘는다.

—반도체 육성 전략을 펼쳐왔다. 성과를 설명해달라.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와 함께 선거 운동을 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들이 이행되고 있다. 우선 반도체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력 양성과 테스트 베드 구축, 부지 조성, 기업 투자 유치 등 반도체 관련 4대 전략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국비도 1500억원 이상 확보했다. 의료 AI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센터,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 미래차 전장부품 시스템반도체 신뢰성검증센터도 원주에 건설된다. 원주로 이전하는 반도체 기업은 인테그리스코리아, 지큐엘, 디에스테크노 등이 있다. 남은 임기동안 강원특별자치도와 협력해 강원형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매진할 계획이다.

—반도체 관련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선거 운동을 하면서 경제 공약으로 삼성전자를 유치하겠다고 했다.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삼성전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추진하다보면 그 과정에서 반도체 산업 기반이 구축되고 기업들도 유치할 것으로 봤다. 다행히도 반도체 인력 양성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반도체교육원이 지난 15일 원주 상지대에 문을 열고 강의를 시작했다. 원주에 입주한 한국반도체교육원은 국내 최초의 공공형 반도체 전문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여기에 강원특별자치도,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과 손잡고 원주에 강원형 반도체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게 된다. 취임 초기 원주시가 무슨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느냐는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공약은 삼성전자 유치였지만 삼성전자만큼 큰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현재 해외 반도체 기업과도 접촉하고 있다.

원주시 전략업종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 같다.
▲원주시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지만 그렇다고 한 업종에만 치중하지는 않는다. 민선 8기 들어 유치한 28개 기업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업종들이 원주시에 둥지를 튼 것을 알 수 있다. 반도체 관련 기업도 있고 의료기기 업체는 물론 2차전지, 제약바이오, 재생에너지, 방위산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유망 기업들이 이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강원특별자치도에 투자를 약속한 17개 기업 중 90%가 넘는 16개 기업이 원주시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그만큼 원주시가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망 기업들을 다수 유치했다. 비결이 뭔가.
▲기업을 유치하려면 타 지자체와 다른 전략을 펼쳐야 한다. 기존 관료주의적인 인식으로는 절대 기업을 유치할 수 없다. 그래서 가장 중점을 두고 실행한 것이 기업 유치에 나설 조직 구성이었다. 경제국 산하에 투자유치과를 새로 만들었고 공장설립 인허가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공장설립 전담팀도 창단했다. 투자유치과가 최전방 부대 역할을 한다면 공장설립 전담팀은 유치한 기업이 서둘러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공장 설립 승인 후 건축허가 절차가 진행됐던 기존 8단계의 프로세스를 '건축허가 의제' 처리를 통해 4단계로 대폭 줄였다. 기존 40~100일 정도 소요됐던 중대 규모 공장 인허가 기간이 최장 30여일 단축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민선8기 반환점을 돌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 10여년간 원주시가 산업단지를 만들지 않았다. 정말 미스터리한 일이다. 민선 8기 들어 2년동안 수많은 기업들이 원주로 이전하면서 이제는 산업단지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가 됐다. 이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산업단지 확보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십수년간 제자리걸음을 걷던 부론일반산업단지를 비롯해 현재까지 6개의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원주시가 글로벌 경제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업단지를 확보해야만 하고 그래야 대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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