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덤협회 설립 인가 후 불법 도박판...협회장 등 159명 검거
2024.07.30 11:01
수정 : 2024.07.30 15: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시로부터 홀덤협회 체육 법인 허가를 받은 40대 남성이 전국 홀덤업소와 공모해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30일 관광진흥법 위반, 도박장소개설 혐의로 'A 홀덤협회' 협회장 B씨(45)와 부산 지역 홀덤 업주 등 3명을 구속하고, 협회 관계자와 운영진 등 총 15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서울시 강남구에서 홀덤협회를 설립해 전국 홀덤업소 154곳과 협약을 맺고 그중 52곳과 공모해 지난 4월까지 수만 명의 손님을 상대로 '텍사스 홀덤' 도박을 하게 한 다음 협회를 통해 시상금 지급 명목으로 불법 환전한 혐의다.
협회 설립자인 B씨는 한 인기 드라마에서 바둑 개인지도를 한 이력이 있는 아마추어 6단의 바둑 실력자로 알려졌다. 그는 홀덤이 바둑과 같은 '마인드스포츠'로서 대중화가 필요하다면서 서울시로부터 비영리 체육법인인 A 홀덤협회 설립허가를 받았다.
이후 B씨는 대대적인 연예인 홍보로 전국에서 홀덤업소 회원사를 모집하고, 그중 52곳의 업소에서는 약 64억 원의 도박 자금을 기부금 명목으로 입금 받고 도박자들에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불법 환전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지역 홀덤 업주들은 기부금 명목을 통한 환전이 불법인 것을 알고 있었으나, 본인들의 업장이 A 협회에 등록돼 있어 금전사고 위험이 적고 단속을 피할 수 있다고 홍보하며 도박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이같은 홍보를 통해 협회와 별개로 업소별로도 도박판을 벌여 100억 이상의 추가 수입을 올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추징보전 신청을 통해 약 15억원을 확보했으며, 지난달 28일 서울시에게 A 홀덤협회의 체육 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명계좌가 확인된 부산 지역 홀덤 업주 2명을 구속했으며, 회원사와 협회로부터 도박금을 건네받은 4000여 명의 도박 참가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