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받는 나이 늘려줘"...은퇴 후 연금 82만원에 노동시장 내몰려

      2024.07.30 12:00   수정 : 2024.07.30 15: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55~79세의 고령층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을 받는 나머지 절반의 평균 수령액도 82만원에 불과했다. 생활비 부담에 노동시장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이어지며 은퇴 이전의 고령층 사이에서도 "계속해서 일하고 싶다"는 비중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부족한 연금...직장 안 떠나는 고령층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연금 수령자 비율은 51.2%(817만7000명)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0.9%p 오른 수치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고령층은 연금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2만원으로 전년동월대비 9.6% 늘었다. 성별로는 남자 106만원, 여자 57만원으로 각각 8.4%, 12.8% 뛰었지만 들여다보면 '25~50만원 미만'을 받는 사람들이 41.2%에 달한다. 뒤로는 50~100만원 미만(32.4%), 150만원 이상(13.8%)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월 평균 소비지출액은 314만6000원이다. 연금 소득만으로 이를 채우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단순 계산으로 올해 최저임금에 맞춰 주 40시간을 일할 경우 받는 206만740원에 노인 부부가 모두 평균 수준의 연금을 받아야 겨우 지출액을 맞출 수 있다.

결국 노동시장을 떠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다. 전체 고령층 가운데 장래에도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1109만3000명에 달했다. 전년에 비해 49만1000명 늘어난 숫자로, 비중도 0.9%p 오른 69.4%를 차지했다. 고령층 10명 중 7명은 은퇴 없이 계속해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셈이다. 근로 희망 사유로 가장 많이 뽑힌 항목 역시 '생활비에 보탬'(55.0%)으로 과반을 넘어섰다.

정년연장 논의↑...'파워시니어' 활용해야
수입 감소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며 기존의 직장을 떠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늘었다.

55~79세 취업 경험자 중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현재도 근무하는 비중 29.7%로 전년동월대비 0.5%p 올랐다. 은퇴연령으로 범위를 좁히면 55~64세 취업 경험자 중 지속자 비율은 37.4%까지 상승한다.

자리를 잡은 일자리에서의 근속기간도 늘어나는 추세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17년 6.1개월로 전년동월대비 2.1개월 늘었다. 해당 일자리를 떠나는 연령 역시 평균 52.8세로 전년동월대비 0.1세 많아졌다.

고령층의 바람과 달리 아직도 은퇴연령은 오히려 정년을 밑도는 중이다. 법이 정하는 현행 정년은 60세지만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연령대 비중은 50대가 48.7%로 가장 높았다. 이 가운데 14.7%만이 '정년퇴직'을 사유로 퇴직했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46%는 50세 이상의 고령층이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고령층 비율은 지속해서 늘어난다.
정부 역시 과거와 달리 교육 수준과 노동 욕구가 높은 고령층을 '파워 시니어'로 규정하고 정년 연장을 추진 중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정년연장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시니어 계층이 충분한 근로 역량을 갖춘 만큼 잉여근무가 아닌 젊은 직원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고령화사회가 진행되며 새롭게 등장한 이슈로 아직까지 뚜렷한 정년연장의 성공모델은 없는 상태"라며 "임금피크제, 퇴직 후 재고용 등 대안 등이 오히려 근속기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오용되는 것을 막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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