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받은 홀덤협회 알고보니 불법도박 환전소

      2024.07.30 18:18   수정 : 2024.07.30 18:18기사원문
서울시로부터 홀덤협회 체육법인 허가를 받은 40대 남성이 전국 홀덤업소와 공모해 불법도박장을 운영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30일 관광진흥법 위반, 도박장소 개설 혐의로 'A 홀덤협회' 협회장 B씨(45)와 부산 지역 홀덤 업주 등 3명을 구속하고 협회 관계자와 운영진 등 총 15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에서 홀덤협회를 설립해 전국 홀덤업소 154곳과 협약을 맺고 그중 52곳과 공모해 지난 4월까지 수만명의 손님을 상대로 '텍사스 홀덤' 도박을 하게 한 다음 협회를 통해 시상금 지급 명목으로 불법환전한 혐의다.



협회 설립자인 B씨는 한 인기 드라마에서 바둑 개인지도를 한 이력이 있는 아마추어 6단의 바둑 실력자로 알려졌다. 그는 홀덤이 바둑과 같은 '마인드스포츠'로서 대중화가 필요하다면서 서울시로부터 비영리 체육법인인 A 홀덤협회 설립허가를 받았다.


이후 B씨는 대대적인 연예인 홍보로 전국에서 홀덤업소 회원사를 모집하고, 그중 52곳의 업소에서는 약 64억원의 도박자금을 기부금 명목으로 입금받고 도박자들에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불법환전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지역 홀덤 업주들은 기부금 명목을 통한 환전이 불법인 것을 알고 있었으나, 본인들의 업장이 A 협회에 등록돼 있어 금전사고 위험이 적고 단속을 피할 수 있다고 홍보하며 도박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이 같은 홍보를 통해 협회와 별개로 업소별로도 도박판을 벌여 100억원 이상의 추가 수입을 올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추징보전 신청을 통해 약 15억원을 확보했으며, 지난달 28일 서울시에 A 홀덤협회의 체육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요청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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