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4대강사업"vs "지역 도움"..14곳 기후댐 찬반론 분열
2024.07.31 14:27
수정 : 2024.07.31 15:54기사원문
단양군과 단양군의회는 신청한 적도 없는데 댐 건설 후보지로 정해진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세게 반발중이다.
이상훈 단양군의회 의장은 “단양 주민들은 충주댐 건설로 수몰의 아픔을 겪었다”며 “또 댐이 건설되는 것은 또 다시 큰 시련과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이 큰 우려와 함께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며 “군의회는 반대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단양군 관계자는 “단양지역은 산업용수 수급에 문제가 없다”며 “일방적인 후보지 선정은 수용할 수 없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단양군은 자체분석 결과 댐 건설이 추진될 경우 단양 우화교 상류 600m 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에 2600만t을 보유한 단양천댐이 건설되면 30여 가구가 수몰되고 대잠리 소선암교까지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했다. 군은 환경부에 댐 건설 관련 자료를 요구한 상태다.
환경단체들은 기후 위기를 볼모로 토건산업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명박 정부시절 4대강에 보를 쌓았던 것과 빗대에 '제2의 4대강' 사업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댐 건설 후보지는 총 14곳으로, 권역별로는 금강권역 1곳(청양 지천), 한강권역 4곳, 낙동강권역 6곳, 영산강·섬진강권역 3곳이다. 댐 기능별로는 다목적댐 3곳(청양 지천), 홍수조절댐 7곳, 용수전용댐 4곳이다.
대구·경북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전국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2년 동안 전국의 지천에 대해 준설 작업을 했지만 비 피해가 줄지 않았고, 그 책임을 댐이 없어서 피해를 입었다는 식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후보지 인근에 지어진 경주댐과 보현산댐 모두 녹조 문제가 심각하다며 새로운 댐을 지어도 녹조가 발생해 식수원이라든지 공업용수,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원특별자치도 내에는 2곳이 댐 건설 후보지로 포함됐지만 지역마다 찬반 목소리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양구군은 '댐 건설로 인한 피해를 반복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양구군민은 소양강댐 건설 이후 수없이 많은 고통을 인내하며 극복해 왔다. 이런 군민 고통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또 다른 댐을 건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양구군 수입천 다목적댐은 14곳 기후대응댐 후보지 중 가장 큰 규모로, 총 저수용량이 8000만t 규모의 춘천 의암댐보다 큰 약 1억t이다.
반면 삼척 산기천 다목점댐의 총 저수용량은 약 100만t 규모로 작은 편이다. 정부 발표에 삼척시는 오히려 규모가 훨씬 큰 다목적댐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등 환영 입장을 보였다. 삼척시 관계자는 “환경부가 도계읍 산기리 일대를 기후대응댐 후보지에 포함시킨 결정을 환영한다. 추후 타당성 조사 시 다목적댐을 요구하는 주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도도 환경부의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에 청양군 지천이 포함된 것과 관련,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이날 “청양 지천은 1991년, 1999년, 2012년 3차례에 걸쳐 댐 건설을 추진하려 했으나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등 상류지역 규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며 "이번 댐 건설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김원준 김장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