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전에 폭력점거부터 금지해야"..경영계 촉구

      2024.07.31 14:57   수정 : 2024.07.31 14: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할 것이 아니라 주요 원인인 폭력적 사업장 점거 관행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총은 7월 31일 '사업장 점거 전면 금지의 필요성' 보고서를 발표하고 노조의 사업장 점거는 파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와 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대부분의 원인이 될 정도로 극단적인 노사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22년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파업 손해배상청구 원인의 49.2%가 사업장 점거에 의한 생산중단이다.

이는 전체 손해배상 인용액의 98.6%를 차지한다. 폭행 및 상해가 동반된 경우도 71%(31건 중 22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쟁의행위를 둘러싼 손해배상문제의 절대다수가 폭력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장 점거에서 비롯됨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오히려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노조법 개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불법행위 가담자 전원에게 연대책임을 부과할 수 있으나 야당 개정안은 가담자별 가담 정도(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나누도록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경총은 노조법 개정안이 사용자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노조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어 개정안이 현실화될 경우 산업현장은 사용자의 불법을 이유로 사업장 점거 등 극단적인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현상까지 만연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따라 노조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이 문제라면 불법행위에 면죄부를 줄 것이 아니라 그 주요 원인인 폭력적인 사업장 점거 관행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노조법 제42조 제1항은 점거행위가 전면적으로 금지되는 생산 기타 주요업무시설을 규정하고 있지만, 범위가 너무 협소하고 명확하지 않아 사업장 점거 규정이 유명무실하단 설명이다. 경총은 "판사 성향에 따라 같은 장소에 대해서도 다른 판결이 내려지면서 산업현장의 혼란이 지속되고 노동조합의 무단 점거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요 선진국의 경우 원칙적으로 사업장 시설을 점거하는 형태의 쟁의행위를 허용하지 않으며, 대부분 쟁의행위가 사업장 밖에서 이뤄지고 있어 우리나라와 같이 극단적인 갈등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에 경총은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에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극단적 노사갈등의 주요 원인인 사업장 점거가 전면적으로 금지됨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현재 불법쟁의행위를 둘러싼 손해배상문제의 절대다수가 폭력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장 점거 관행에서 비롯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추진하는 노조법 개정안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개정 내용을 전혀 담지 않고 오히려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사실상 봉쇄해 극단적인 불법쟁의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발전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불법행위에 면죄부를 줄 것이 아니라 사업장점거 금지 등 합리적인 노사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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