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었던 韓中 사이 녹인다' 서울시·시의회 수장 동분서주

      2024.07.31 18:03   수정 : 2024.07.31 18:03기사원문
서울시와 시의회 수장들이 정체중인 한·중 외교 개선을 위해 선봉에 함께 섰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각각 베이징시정을 책임지는 시장과 정치국 정상급 인사와 연이어 만남을 갖고 우호를 다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7월 30일 베이징시에서 인융 베이징시장과 만남을 가졌고, 같은 날 최 의장은 서울에서 내한한 왕훙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베이징시위원회 부주석를 맞이했다.



박근혜정부 이후 정체중인 한중 외교 관계가 이번 양국 수도의 정상급 인사들간 교류로 급속한 해빙 무드로 조성될 지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의 만남이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은 중국 베이징 인민정부청사에서 인융 베이징시장과 면담했다. 양국 수도간 정상급 만남은 6년만이다.

중국인민은행 부총재를 역임하는 등 금융전문가로 알려진 인융 시장은 현재 중국 31개 성·직할시·자치구 중 최연소 성장급 인사로 지난해 취임한 중국 정치권의 샛별로 불린다.
인융 시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 시스템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공공관리학 석사학위까지 따낸 수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면담에서 오 시장은 한중 수도 간 고위급 도시 외교 재개를 축하했다. 그는 "그동안 두 도시는 경제·문화·관광·인적교류 등 전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를 이어 온 동반자였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미래지향적 관계를 이어나가자"고 제안했다.

서울과 베이징은 한중수교 다음 해인 1992년 친선결연을 체결한 후, 지난 30여년 간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교류했다. 2013년에는 상설협력기구인 '서울-베이징통합위원회'를 발족해 지속 가능한 협력기반을 구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상호 방역물품 지원 등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협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번 면담에서 오 시장과 인융 시장은 대도시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새로운 교류의 장을 열 시기가 도래했음에 동의하고, 인적·문화 분야는 물론 양 도시 공무원들의 교류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우수정책 공유 기회를 확대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 등 교류 강화를 통해 양국의 미래를 짊어질 미래세대가 서로의 문화와 사회분위기를 이해하는 분위기를 조성,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협력기반을 마련하자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금까지 서울과 베이징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었듯이 미래에도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는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의회 최호정 의장도 같은 날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본관에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베이징시위원회의 왕훙 부주석을 면담하고 교류협력을 논의했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정책자문기구로 입법권이나 의사 결정권은 없으나 주요 간부는 시정부와 중국 의회 격인 인민대표대회 등에서 요직을 거친다.

최호정 의장은 "세계 대도시들은 기후변화, 교통 혼잡, 도시관리 등 여러 공통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송무백열(松茂栢悅)의 정신으로 상호 협력해 양 도시뿐만 아니라 양국 발전에도 함께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무백열은 남이 잘되는 것을 기쁘게 여기며 환영하는 마음을 상징하는 고사성어다.

왕훙 베이징시정협 부주석은 "서울시의회와 베이징시정협의 많은 교류와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내기를 희망한다"라고 화답했다.

서울시의회는 베이징 의회는 1995년부터 주요 정책 시설을 상호방문하며 의정 경험을 공유하고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앞서 김현기 전 서울시의회 의장도 지난 4월 중국 출장 중 시의회 격인 베이징시인민대표대회와 상하이시인민대표대회를 방문해 도시 간 교류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베이징시인민대표자회의 간 우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해에는 베이징시인민대표자회의 상무위원회 부주임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서울시의회를 공식 방문하기도 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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