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맨' 유도 이준환, 金만큼 값진 銅

      2024.07.31 18:16   수정 : 2024.07.31 18:16기사원문
한국 유도 대표팀 '깜짝 스타' 이준환(22·용인대)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세계 랭킹 1위를 물리치고 값진 동메달을 수확했다.

세계 랭킹 3위인 이준환은 7월 31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세계 랭킹 1위 마티아스 카스(벨기에)를 상대로 절반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준환은 생애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허미미(21·경북체육회)의 여자 57㎏급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유도 종목에서 나온 두 번째 메달이다.

이준환은 상대와의 전적에서 1승으로 앞서지만 경기 초반 마티아스 카스의 저돌적인 공격에 고전했다.
카스가 뒤로 누우면서 이준환을 넘기려해 위기를 맞았으나 이를 잘 막아냈다. 경기 시작 1분이 지났을 때 오히려 이준환은 기습 업어치기로 상대의 두 발을 공중에까지 띄웠으나 아쉽게 '한판'을 얻어내진 못했다.

이후 경기는 체력 싸움으로 흘러갔다. 지도를 한 차례씩 주고받은 두 선수는 정규시간 4분 이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골든스코어(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 시작과 동시에 카스의 기습 공격에 이준환에게 위기가 닥쳤다. 이준환이 엉덩방아를 찧으며 득점을 내줄 뻔 했으나 방어에 성공했고, 또 다시 카스와 팽팽히 맞섰다.

결국 연장전 시작 48초쯤 이준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카스가 메치기를 시도한 순간 이준환은 빈틈을 노려 안뒤축후리기로 절반승을 따냈다. 이준환은 승리가 확정되자 오열하며 준결승전 패배의 아픔과 동메달 결정전 승리의 기쁨을 동시에 쏟아냈다.

이준환은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평생 열심히 훈련했다"며 "선수촌에서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이날만을 위해서 달려왔는데, 그런 과정들이 떠올라서 울컥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 실력이 부족해 동메달에 그친 것 같다"며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는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준환은 지난 2022년 6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그랜드슬램 남자 81㎏급에 금메달을 획득하며 '깜짝 스타'로 등장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이준환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유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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