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기 전망 5분기째 하회… '中 밀어내기'에 속수무책

      2024.07.31 18:25   수정 : 2024.07.31 18:25기사원문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인한 내수부진과 중국의 저가제품 공세로 인한 경쟁심화로 인해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이 5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면서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7월 31일 지역 제조기업 25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3·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제조업 BSI는 80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2·4분기 전망치(97)에 비해 크게 하락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5분기 연속으로 경기부진 전망을 이어갔다. BSI는 기준치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그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이는 고금리·고물가 등 3고 현상 지속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장기화 그리고 중국산 저가제품 과잉공급 등 복합 리스크로 인해 기업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4분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기업경영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어들면서 서울(98), 광주(98), 울산(93), 대전(89), 대구(86), 인천(72) 등 7대 특별·광역시 모두 기준치를 하회했다.

경영부문별로는 매출(93), 영업이익(84), 설비투자(96), 자금사정(93) 등 전 부문에서 지수가 기준치에 못 미치면서 지역 제조업의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업종별로도 대부분의 업종에서 경기부진을 전망했다. 특히 화학·고무(67)와 신발(47), 의복·모피(67)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재고 증가에 더해 중국산 저가제품의 과잉공급에 따른 가격경쟁 심화로 BSI가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전기·전자(106)는 인공지능(AI) 등 신산업과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증가에 힘입어 변압기 등 관련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업황 호전을 전망했다.

연초 계획한 상반기 실적목표 달성 여부와 관련해선 응답업체의 53.6%가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36.0%)와 비교해 큰 폭 증가한 것으로 연초 기대한 금리인하의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내수부진 장기화 등 경영환경 악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중국의 과잉공급 및 저가상품 수출 확대에 대해선 응답업체의 63.5%가 '영향이 없거나 미미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재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거나 향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도 36.5%에 달해 중국발 저가상품 공세로 인한 판매단가 하방압력 등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지역 제조업 대부분은 중국의 경쟁기업 대비 기술력에서 앞서 있으나 4~5년 이내로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축소 혹은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 중국의 가파른 기술성장 속도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은 내수부진과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주요 수출국의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인해 수출마저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면서 "내수를 촉진하고 수출기업에는 물류비 부담을 경감해 주는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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