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의지 불태우는 이스라엘-이란… 진화 나선 서방 '진땀'

      2024.08.01 18:11   수정 : 2024.08.01 18:11기사원문
이스라엘이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정파 하마스·헤즈볼라를 상대로 동시 다발적인 무력행사로 전쟁 위기를 키우면서,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서방 정부들이 직접 나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을 상대로 확전 방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가자지구 휴전 협상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이스라엘 vs 이란, 강경 대응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7월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내각 안보 회의를 마친 뒤 대국민 연설을 진행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이 지난 며칠 동안 적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고 강조했다. 그는 "3주 전 우리는 하마스 군사 지도자 무함마드 데이프를 공격했다. 2주 전엔 후티를 공격했고 이는 공군이 수행한 가장 먼 거리의 공격 중 하나였다. 어제는 헤즈볼라 군사 지도자 푸아드 슈르크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반년 넘게 국경에서 포화를 주고받던 헤즈볼라가 7월 27일 국경지대 축구장에 로켓 공격을 가해 어린이 등 12명이 숨지자, 직접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격해 슈르크를 제거했다.


네타냐후는 "베이루트로부터 위협이 있다.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준비되어 있다"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외에서 가자전쟁을 끝내라는 압박을 받았다며 "그때에도 그러한 목소리에 굴복하지 않았고 지금도 굴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이날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차 이란 수도 테헤란에 머물렀던 하니예는 슈르크 사망 몇 시간 뒤에 유도 미사일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이란은 사건 즉시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7월 31일 오전에 최고 국가안보회의를 열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고 지시했다. 하메네이는 "범죄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우리의 손님을 순교하게 했다"면서 "공화국 영토에서 발생한 쓰라린 사건과 관련해 그의 피 값을 치르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겨야 한다"고 밝혔다.

■확전 막으려는 서방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특사로 페제시키안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했던 엔리케 모라 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은 하니예 암살 직후 이란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모라를 비롯한 서방 외교관들이 "이란 정부에게 이번 일에 반응하지 말고 사태를 수습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 외교관들은 이란에게 반응을 하지 않거나 지난 4월 공격처럼 상징적인 반응만 하라고 주문했다.

미국 역시 발 빠르게 움직였다. 7월 31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물고 있던 미국의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은 중동 파트너들과 만났다. 그는 곧장 이집트 카이로 향해 가자지구 해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CN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하니예 사망과 관련 "미국은 암살을 인지하고 있거나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NYT는 7월 31일 보도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약 6개월 남은 자신의 임기 중에 가자전쟁을 끝내고, 전임 정부에서 시작된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를 마무리 지으려 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이달까지도 휴전 협상을 진행했으나 핵심 담당자였던 하니예가 사망하면서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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