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젊어지고 강해진 '뉴펜저스'… 올림픽 3회 연속 금 찔렀다

      2024.08.01 18:32   수정 : 2024.08.01 18:41기사원문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소위 '어펜저스(펜싱+어벤저스)'라고 불린다. 워낙 기량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이를 세계 각국 펜싱계도 인정하고 있고, 이번 올림픽에서 3연패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드림팀이기도 하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1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결승전에서 난적 헝가리를 45-41로 꺾고 대망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시작부터 나쁘지 않았다. 1라운드 박상원이 헝가리의 아론 실라기를 5-4로 꺾었다. 2라운드는 그리스티안 러브와 오상욱의 대결. 오상욱이 5-4로 러브를 꺾고 2점차 10-8로 앞서나갔다.


이어진 3라운드는 언드라시 서트마리와 구본길의 대결. 역시 일진일퇴의 공방전이었다. 마지막 막고 찌르기가 성공을 거두며 구본길이 5-3으로 승리했다. 3세트까지의 합계 점수는 15-11. 한국이 3~4점을 리드하는 이런 추세는 4~5라운드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25-22에서 시작한 6라운드에서 오상욱이 서트마리를 상대로 특유의 런지를 활용한 공격이 통하지 않으면서 연속 득점을 허용, 25-26으로 역전을 당한 뒤 팽팽한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7라운드에서는 구본길을 대신해서 도경동이 올라왔다. 도경동이 분위기를 바꿨다. 러브를 상대로 5연속 득점 퍼펙트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 35-29 가장 큰 점수차이인 6점 차가 나온 순간이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완전한 승기를 잡으며 8라운드에선 40-33으로 앞서나갔다.

마지막 9라운드는 오상욱과 실라기의 '에이스 맞대결'. 오상욱이 다소 급한 모습을 보이며 잠깐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금메달을 지키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한국은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2012년 런던,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2연패(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제외)를 이룬 디펜딩 챔피언으로, 이번 올림픽으로 대회 3연패를 이룩했다.

또한, 이번 대회 개인전 우승자인 오상욱은 2관왕을 차지하게 됐다. 이번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전체 첫 2관왕이자,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2관왕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어펜저스의 일원으로 개인전에서 초반 탈락했던 구본길은 이번 우승으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올림픽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3연패의 순간에는 늘 구본길이 있었다. 또 신예 박상원은 커리어 첫 금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누렸다.

이날 첫 경기인 8강전에서 캐나다를 45-33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안착한 대표팀은 홈팬의 압도적인 응원을 받는 프랑스와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막판에는 5점차까지 추격을 당하기도 했다. 심판의 판정도 석연치 않았다. 홈팬들은 열렬하게 프랑스를 향해 격려를, 한국에게는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침착하게 프랑스를 45-39로 꺾고 결승에 진출하며 사실상 우승의 팔부능선을 넘어섰다.


이날 펜싱 남자 사브르 금메달로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번 올림픽 6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 금메달로 대한민국은 하계 올림픽 역대 메달 300개를 사실상 채웠다.
직전 도쿄 대회까지 총 287개의 메달을 획득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날까지 12개의 메달을 가져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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