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장비 올 여름 기본적인 자립 가능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반도체 산업이 3~5년 사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이어, 올여름 반도체 장비에서 기본적인 자립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업체인 중웨이 반도체설비유한공사(AMEC)의 인즈야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2일 한 토론회에서 "품질과 신뢰성의 격차는 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이 자급자족을 달성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정교함에서는 미국에 뒤처지지만, 올여름 반도체 장비에서 기본적인 자립을 이룰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인즈야오 CEO는 "당초 해결책(기술 자립)을 찾는데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난 2년 동안 수백 개 기업들의 합동 노력으로 우리는 기본적인 자급자족을 올여름 이룰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역량이 미국에 뒤처져있지만, 중국이 추후 5∼10년 내 업계 최고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자사가 사용하는 식각 장비 부품의 60%, 금속 유기 화학 진공 증착 장비 부품의 80%를 각각 중국 내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즈야오 CEO는 물론 중국이 모든 수입 장비를 대체하려면 갈 길은 멀다고 인정했다. 노광 시스템, 이온 주입 공정, 전자 빔 검사 시스템이 중국 기업들의 최대 약점이라고 밝혔다.

인즈야오 CEO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텔,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등의 기업에 근무하다 중국으로 돌아와 AMEC를 설립했다.

미국은 2022년 10월부터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를 공급받지 못한 중국 반도체 산업은 타격을 입었지만 동시에 반도체 자립을 위한 중국의 노력도 가속화됐다.

지난해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뚫고 7나노(㎚·10억분의 1m) 공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장착된 스마트폰 '메이트 60' 시리즈를 내놓으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SCMP는 인 CEO 주장에 대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한이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가속시켰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수출 제한은 중국 공급업자들이 힘을 합쳐 그러한 제한에 맞설 수 있는 돌파구를 찾도록 만들었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천난샹 YMTC 회장(CEO)은 지난달 말 중국중앙(CC)TV의 영어방송 채널 CGTN과 인터뷰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은 아직 폭발적 성장에 도달하지 않았다"라며 "향후 3~5년에 걸쳐 올 것"이라고 밝혔다.

천 회장은 반도체가 미중 기술 전쟁의 중심에 놓인 것이 중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e-mail] 이석우 대기자